▲ 세계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해운업계가 일대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해운 얼라이언스(공동 노선 운항 체계) 재편에 따른 해운 업계 지각 변동을 앞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해진 얼라이언스에 속한 HMM이 올해 상당한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그동안 치솟았던 해운 운임이 휴전에 따라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경영 안정을 위해 지난해 3월 1년 연임된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 다시 한 번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HMM과 해운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2월 공식 출범할 새 해운 얼라이언스 ‘제미나이’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해운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제미나이 얼라이언스는 세계 2위(선복량 기준)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5위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뭉쳐, 선박 290척(선복량 340만TEU)을 동원해 주요 항로 7개에서 해운서비스를 제공한다.
제미나이 출범으로 해운업계는 △오션얼라이언스(CMACGM, COSCO, 에버그린) △제미나이(머스크, 하팍로이드) △MSC △디 얼라이언스(ONE, HMM, 양밍) 등 4파전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측은 최근 ‘2025년 컨테이너 해운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제미나이와 기존 오션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 간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며 “동맹 간 서비스·기항지 변화는 화주들에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해 운임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디 얼라이언스는 소속 최대 선사였던 세계 5위의 독일 하팍로이드 이탈로 노선 공동 운항 체제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해운업계 전문가들 분석이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로 재출범하는 것과 함께 MSC와 선복 교환 체계를 구축키로 했으나, 유럽항로에 한정되고 협력 수준도 기존 하팍로이드가 있을 때 선복 공유량보다 낮아 사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처럼 세계 컨테이너 해운 업계의 일대 변화가 시작되는 만큼,
김경배 HMM 대표이사가 연임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3월28일까지다. 김 사장은 2022년 3월 HMM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으며, 2024년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얼라이언스 개편에 대응해 화주 대상 영업과 신규 항로 서비스 개편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HMM이 리더십 변화보다는 경영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으로 예맨 반군이 무차별 선박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에즈 운하 항행 재개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해운 운임 하락과 해운사들의 서비스 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사들은 2월부터 제미나이 얼라이언스 출범 영향으로 서비스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또 홍해 수에즈 운하의 항행이 재개하지만, 해운 서비스 변경에 시간이 필요해 올해 8월까지는 홍해 우회 운항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만 놓고 보면 김 사장의 경영 성과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HMM은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조453억 원, 영업이익 2조5127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4.8%, 영업이익은 363.3% 각각 늘었다.
김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올해 또다른 시험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반란군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폭등했던 해상 운임은 중동 전쟁 해소와 동맹 재편에 따른 해운사들 화주 영업 강화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모든 항로의 현물 운임을 지수화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2131포인트를 기록, 1주일 새 7.0%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올해 HMM 경영 실적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사장은 1964년 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건설, 현대그룹 비서실,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의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HMM 민영화를 추진하던 채권단 측은 2022년 김 사장을 대표이사로 발탁, 그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당시 세계 해운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부실 기업이었던 HMM은 보유현금 15조 원의 우량기업으로 거듭난 상황이었는데, 그는 향후 HMM 해운 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지휘봉을 잡게 됐다. 김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HMM 실적 악화를 막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