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MBK-영풍 연합 측이 고려아연 측의 손자회사를 통한 영풍 지분 인수와 영풍 의결권 제한이 위법이며, 이에 따라 지난 임시 주주총회 의결 사항도 모두 무효라며 고려아연 측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MBK 측에 공동경영 등 ‘대타협‘을 제안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24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을 비롯해 ‘순환출자’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공정거래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23일 임시 주주총회는 최 회장이 영풍 의결권을 없애버리고, 행동으로 공정하지 않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지난 22일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한 행위는 순환출자로 공정거래법 위반이 명백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은 순환출자 금지규정 회피행위를 해선 안되며, 자기 주식을 소유한 계열사 주식을 ‘타인’ 명의로 취득·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SMC와 같은 외국법인이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SMC를 통해 순환출자 규제를 우회하려고 한 것이 위법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결권 없는 주식취득에 SMC가 575억 원을 썼다며, 공정위 과징금 등 손해 발생 위험을 방치했기 때문에 배임이 성립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에 ‘대타협’을 제안하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시사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그만 억지로 만들어낸 주장과 비방이 난무하는 소모적 갈등을 멈춰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경영권 분쟁 발발 이전인) 9월13일 전으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잠시 과거를 잊고 모두를 위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MBK파트너스에 ‘타협’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내놨다.

가장 먼저 주주, 의결권자문기관, 투자기관 등의 이사회 독립성, 견제기능, 다양성 강화의 순기능 의견을 수용해 MBK에 고려아연 이사회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다만 MBK와 현 경영진이 공통 목표, 즉 고려아연의 발전을 토대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달았다.

그는 “MBK가 원한다면 경영 참여 길도 열어놓겠다”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서 쌓은 MBK의 노하우와 지혜는 고려아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 사임은 다음 이사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시 주총에서 통과한 집중투표제, 이사 수 상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분기배당, 액면분할 등을 거론하며 회사를 위한 주주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겠다고 했다.

그는 “MBK의 진지한 고민과 검토를 요청한다”며 "제안과 관련한 논의와 소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MBK가 고려아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분쟁을 이어간다면, 회사의 임직원과 노조는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오늘 회견 전에 MBK-영풍 연합과 접촉했는지 묻는 질문에 “없었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접촉하겠다”고 답했다.

또 양측 간 오고간 고소·고발 건 취하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별도로 말할 것이 없다”며 “향후 충분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