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1-23 00: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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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인 MBK-영풍 연합이 상대방인 고려아연 측이 주장하는 ‘영풍 의결권 무력화’를 반박하고,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영풍 측은 22일 오후 10시 경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받는다는 주장은 임시주총을 파행시키고 자본시장을 우롱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최악의 꼼수”라고 주장했다.
▲ MBK-영풍 연합이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고려아연 측 주장인 영풍 의결권 무력화'를 반박하고 23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은 22일 영풍정밀과 최윤범 회장 일가가 각각 보유한 영풍 주식 10.3%를 인수했다.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선메탈코퍼레이션→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만들어졌다.
고려아연 측은 상법의 상호주 제한 규정을 들며 선메탈코퍼레이션의 지분 인수로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2%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연합은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주장에 맞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과 최 회장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의결권 제한 시도에 대항해 잘못된 점을 내일 주주총회에서 설명하고, 정당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선메탈코퍼레이션이 ‘외국기업’이며 ‘유한회사(Pty Ltd.)’임이 명확해 상호주 관련 상법 조항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상호주 소유에 관련한 상법 조항들은 '국내법인'인 '주식회사'들 사이에만 적용되며,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규제가 외국회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게 영풍 측 주장이다.
만약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 MBK-영풍 연합이 시도하는 신임 이사 14인 선임 안건은 통과가 어려워진다.
고려아연 지분율을 살펴보면 MBK-영풍 측은 40.97%(의결권 기준 46.7%)로 영풍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반면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은 우호지분 포함 34%(약 40%)이며, 일반주주 지분은 국민연금 4.51% 포함 약 12.5%로 추정된다.
MBK-영풍 연합은 또 이번 지분 인수로 만들어진 순환출자구조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최 회장은 자신의 자리 보전을 위해서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구조의 헛점을 이용하고 공정거래법의 순환출자규제를 회피하면서 상호주 소유의 모양을 만들어 냈다”며 “최 회장은 정부가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외국법인 활용 순환출자 규제’에 따른 역외 탈법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 손자회사를 이용한 상호주 의결권 제한 주장은 의결권 지분 판세에서 밀리고,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선임도 불가능해진 최 회장이 감행한 기습적·불법적 시도에 불과하다”며 “본인의 자리 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전체와 법률 시스템을 흔드는 위법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