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CEO가 2019년 12월12일 싱가포르 OCBC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패럴림픽에 참석해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급감에 이어 당국의 '공급망 다각화 제동'으로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미국 트럼프 차기 정부의 대 중국 폭탄 관세 영향권까지 ‘3중 악재’에 노출되는 모양새다.
20일 블룸버그와 닛케이아시아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감소와 트럼프 관세에 더해 '공급망 리스크'까지 3중 악재에 직면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을 비롯한 중국 내 애플 협력사가 해외로 제조 장비 및 기술 반출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 기관과 지자체에 당부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기 전에 이탈 기업을 막고 국내 생산 강화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해 이러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저스텍 선전과 보존 정밀과 같은 중국 내 다른 애플 협업사도 지난해부터 인도 지역으로 장비를 옮길 때 중국 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요컨대 애플이 중국 당국에 가로막혀 장비 배송을 비롯한 공급망 다각화 과정이 늦춰질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은 저렴한 인건비 등을 이유로 중국에 집중했던 공급망을 코로나19 이후 인도와 같은 지역으로 일부 옮기고 있다.
블룸버그는 “폭스콘에 할당된 애플 전자기기 대부분은 중국 중부 지방에서 제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애플은 미국발 관세 인상 리스크도 떠안았다.
20일(현지시각) 취임식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예고대로 관세율을 책정하면 애플이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입하는 제품 판매 가격을 37% 인상해야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논평을 통해 “애플이 삼성전자와 미국 시장 경쟁을 우려해 관세 이후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중국산 제품으로 거둘 이익이 0%로 줄어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 중국 후베이성 우한 소재 폭스콘 공장. <폭스콘> |
애플에게 중국은 제품 생산과 판매 모두에 중요한 지역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중국을 직접 3번이나 방문했다는 점에서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애플이 중국에서 공급망 및 대 미국 수출 압력을 받을수록 사업에 지장은 불가피하다.
앞서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출하량 감소와 점유율 하락을 겪어 왔다.
시장 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직전 해와 비교해 출하량이 17% 줄었다.
시장 점유율 기준 순위도 비보와 화웨이 등 현지 기업에 발목을 잡혀 3위로 하락했다. 2023년에는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였다.
결국 애플은 공급망 조정 어려움,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라는 중국 관련 3중 리스크를 가지고 올해 사업을 펴나가야 할 상황에 몰린 셈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뒤 중국과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거론해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하는 데 관심을 표했다.
자산운용사 슬레이스트톤웰스의 케니 폴카리 분석가는 CNBC를 통해 “애플의 중국 사업을 리스크로 보지 않으며 중장기적으로 투자 기회”라고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