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성공적 기업공개를 위해 사업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지주사 SK에서 기업공개(IPO) 임무를 띠고 SK에코플랜트로 온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다.
투자자와 약정에 따른 SK에코플랜트의 IPO 시한도 2026년 7월 또한 1년 반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장 부회장은 사업다각화 전략을 활발히 펼쳐 임기 내 IPO 달성을 위한 잰걸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SK에코플랜트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건설사로서의 색채에서 벗어나 활발한 사업다각화를 통해 IPO를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SK테스는 최근 독일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 BMW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수명이 다한 BMW의 전기차 배터리에서 회수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소금속을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SK에코플랜트는 배터리뿐 아니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동현 부회장의 지휘 아래 반도체 모듈 전문기업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현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에센코어는 D램 메모리 모듈을 비롯해 SSD, SD카드, USB 등 메모리 제품을 제조해 전 세계를 상대로 판매하고 있는 반도체 모듈기업이다. SK에어플러스는 반도체 산업 등에 활용되는 질소, 산소, 아르곤 등의 산업용 가스를 제조 및 공급한다.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단순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원스톱 통합 역량을 확보하며 AI데이터센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AI데이터센터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이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함께 고효율 냉각 시스템, 전력 시스템을 갖춰 인공지능 기능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부터 설계·조달·시공(EPC)을 거쳐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의 친환경 솔루션 적용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데이터센터 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에코플랜트의 활발한 사업다각화는 데드라인이 가까워진 IPO에서 건설업 역량만으로는 높은 가치 평가(밸류에이션)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그룹의 성장전략에 따라 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실상 2026년 7월 전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SK에어플러스'의 울산 본사 공장. < SK에코플랜트 > |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7월 6천억 원 규모의 의결권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선주 배당률을 0%로 하는 대신 2026년 7월까지 IPO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IPO 실패 시 매도 청구권은 최대 주주인 SK가 보유하되 투자자들은 동반매도청구권을 받기로 했다.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CPS 투자자들은 2026년 7월까지 기업공개가 마무리되지 않아 매도 청구권 행사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SK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우선배당률을 높이는 조건을 걸었다.
우선배당률은 배당 첫해 5%로 시작한 뒤 해가 지날수록 3%포인트씩 높이기로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026년 300억 원(5%) △2027년 480억 원(8%) △2028년 660억 원(11%)로 증가하는 것이다.
결국 2026년 7월까지 SK에코플랜트가 IPO에 실패하고 SK가 매도 청구권도 행사하지 않는다면 SK에코플랜트는 강제적으로 배당금을 높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진다. 그룹 내 전문가로 활약해온 장 부회장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장 부회장은 임기 내 IPO를 위해 2025년에도 사업다각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신설된 하이테크 사업 조직은 반도체 설비 구축, 반도체 제조 소재, 가스공급, 메모리 재활용 등 차별화된 반도체 종합 서비스 역량을 공고히 하는 한편 다양한 솔루션의 발굴·적용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기존 환경 사업은 미래를 위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발전시킨다. 에너지사업은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인 AI 데이터센터 사업 모델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다.
건축, 토목, 플랜트 조직을 통합한 설루션 사업 조직은 기존 역량을 극대화하고 환경 및 에너지사업 확장 등을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장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닦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