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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규제 강화에 '텐센트 리스크' 부상, 국내 게임사 '불안한 동맹' 대안 시급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5-01-14 17: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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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국방부가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를 '중국 군사기업' 리스트에 포함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텐센트와 깊은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국내 게임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텐센트가 군사기업 리스트에 포함되면, 텐센트와 거래하는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등 해외 사업에 제약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규제 강화에 '텐센트 리스크' 부상, 국내 게임사 '불안한 동맹' 대안 시급
▲ 미국 국방부가 중국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를 추가하면서, 텐센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게임 기업들이 향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분류 관련 문서. <미국 국방부 갈무리>

텐센트는 그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필수적 역할을 해왔지만, 미국과 중국의 외교정치적 문제에 따른 영향이 이어지면서 텐센트를 보완할 새로운 중국 협력사와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국방부가 지난주 중국군을 지원하는 군수기업 명단에 중국 IT기업 텐센트를 포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군이 민간 기업, 대학,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군-민간 융합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며, 텐센트를 비롯해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 로봇기업 오텔로보틱스를 포함한 134개 기업 리스트를 공개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2025년 6월부터 미국 국방부와의 거래가 전면 금지되며, 2027년부터는 이들 기업이 포함된 공급망 제품이나 서비스도 미국 정부 조달이 제한된다. 

또 미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를 우려해 해당 기업들과 거래를 꺼리거나, 공급망에서 제외될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명단에 올리면서, 반도체와 부품 수입이 막혀 화웨이가 해외 사업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텐센트가 미국 국방부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홍콩증시에서 텐센트홀딩스 주가는 이튿날 7.28% 급락했다.

미국의 텐센트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텐센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국내 게임사들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들에 적극 투자해 크래프톤·시프트업·넷마블의 2대 주주, 카카오게임즈의 3대 주주인 상태다. 텐센트는 과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 인기 게임의 중국 유통을 담당하며 몸집을 키우는 등 국내 게임사들과 긴밀한 공생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중국 규제 강화에 '텐센트 리스크' 부상, 국내 게임사 '불안한 동맹' 대안 시급
▲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하고 있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게임 개발·유통사 '텐센트 게임즈'를 통해 중국 현지에 서비스된다. <넥슨>

국내 게임사들은 대부분 텐센트를 거쳐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공급을 맡았고, 올해 3월 출시 예정인 넥슨 '카잔' 또한 텐센트가 중국 서비스를 맡는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리니지2', 크래프톤의 중국 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인기 게임들도 역시 텐센트가 중국 서비스를 맡고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의 구체적인 제재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텐센트는 지난주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방위산업체도 군민융합 기업도 아니다”라며 “이번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재심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부의 텐센트 군수기업 명단 추가 이후 미국 무역대표부가 오히려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을 2024년 '악명 높은 시장' 목록에서 제외하는 등 미국 내 정책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에선 중국의 외교·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차이나 리스크’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20년 9월 크래프톤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여파로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텐센트와 함께 공동 제작하고 해외 유통을 맡겼다는 이유로 인도 정부가 전격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2022년 7월에도 서비스가 재차 강제 중단되기도 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수년 전부터 자본력이나 중국 진출 측면에서 국내 게임산업의 영향력을 키워왔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세계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 전략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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