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01-14 16: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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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깜짝 실적'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도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향후 탄탄한 수주전망은 물론 강달러, 트럼프 2기 등 여러 우호적인 요인들을 앞두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깜짝실적은 사실상 '따놓은 당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DB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5500억 원대로 제시했다.
현재 증권업계 컨센서스(전망치의 평균)인 4866억 원을 크게 웃돌았을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앞서 지난 9일에도 KB증권이 59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이들 증권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체 제시한 지난해 4분기 전망치보다 더 많은 수출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폴란드에 K9 40문, 천무 18대를 인도하면서 자체 전망치를 웃돌았을 것”이라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달러 급등에 따른 환차익 효과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45만 원->53만 원), KB증권(47만5천 원->50만 원), 다올투자증권(44만 원->50만 원) 등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강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총 9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순매수했다. 그 결과 지분율을 지난해 말 43.49%에서 현재 44.71%까지 키웠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SK하이닉스(7321억 원)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583억 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오름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우선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9의 국산화율은 약 95%이며 천무는 70%에 달하는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원자재 수입에서 환율 효과가 적기 때문에 완성품 수출로부터 고환율의 수혜를 더욱 온전히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전날 달러인덱스가 장중 110.17까지 오르면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가 상승압력을 꾸준히 받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등 최근 미국 거시경제 지표들이 또다시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면서 당분간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될 거란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트럼프 2기 정부가 방산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거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우방국 방어에 대한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글로벌 국가들의 군비 확산 기조가 이어질 거란 설명이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국방비를 늘리라 요구하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미군의 보호를 받지 못할 거라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들이 천명한 목표치는 2% 수준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NATO 국가들은 트럼프의 요구가 비현실적이라 보면서도 러시아의 위협을 고려하면 올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목표치를 3%까지 늘리는 데는 적극 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트럼프 2기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 등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화시켜 글로벌 방산 수요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탄탄한 수주 잔고를 확보해 둔 상태인데 향후 추가적인 실적 기대감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충분한 K9 자주포 수주를 확보해놓은 상태로 평가된다.
2025~26년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대 수주로 K9은 폴란드 5조 원, 베트남 1조 원, 인도 1조 원이 남아 있으며 레드백 장갑차는 폴란드, 루마니아, 인도, 브라질 등을 합쳐 약 10조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형 사드’라 불리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시스템(L-SAM)이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데 여기 탑재되는 탄도탄 미사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게 됐다.
L-SAM의 경우 기존의 중거리지대공미사일시스템(M-SAM)과 비교해 시스템 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중이 75%까지 올라가므로 방산주 가운데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독 돋보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L-SAM 모멘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위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L-SAM의 수주 모멘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M-SAM을 이미 구매해 간 중동 2개 국가가 조기 전력화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미 2023년 12월에 구매의사를 밝히고 방사청이 사전 수출승인을 허락한 상태다”며 “L-SAM 체계는 중동국가들이 전력화를 대단히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폴란드향 K9과 천무의 납품이 올해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집트향 K9도 올해 납품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생산량 증가에 환율수혜가 더해지며 올해도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안정적인 이익성장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올해 실제 수출 계약들이 이어지면서 성장구간을 늘려갈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