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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이냐 환율이냐, 올해 첫 금통위 앞둔 한은 총재 이창용 기준금리 고민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01-13 15: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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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다. 

내수 부진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경기부양이냐 환율이냐, 올해 첫 금통위 앞둔 한은 총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기준금리 고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16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경기부양과 환율안정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미국의 통화정책과 심상치 않은 원/달러 환율 흐름을 고려할 때 인하를 결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통화정책의 시금석이 될 첫 금통위 회의는 오는 16일 열린다.  

13일 증권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의 금리 정책과 관련,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금리 동결 결정을 예상하는 측은 적극적인 내수 부양이 필요할 정도로 연초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까지 겹쳐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보탠다.  

지난 연말 여객기 사고로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공백이 발생한 재정 정책을 뒷받침하면서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은 환율보다 성장둔화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출 때로 판단하며 1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정치 불확실성 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심리 부진과 내수 부진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경 등 재정 정책과 공조 차원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를 확대하는 인하를 감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바라본다.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예측하는 시카고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9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보는 확률은 12일 기준 97.3%에 이른다.

연준이 3월19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확률도 77.9%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둔화세를 보이던 미국 물가 상승률을 다시 자극할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를 멈출 수도 있다는 점은 이 총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총재가 금리를 추가로 내린다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다시 위협하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크다.

높은 환율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국내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일 우려가 커진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1500원을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은 외환시장을 더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1월 금통위에서 인하 결정은 어렵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 금통위 이후 주요 대외 이벤트가 산적해 있어 1월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기부양이냐 환율이냐, 올해 첫 금통위 앞둔 한은 총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기준금리 고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올해 신년사에도 금리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이창용 총재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금리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내외적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한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부분은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풀이될 수 있다.

반면 다양한 정책변수를 꼽으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는 대목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월 금통위에서는 동결 그리고 인하 모두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은행 내부도 물가, 성장, 환율 등 정책 요소들간의 상충으로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의 동결이나 인하, 그 어떤 결정이 나와도 납득이 가는 회의일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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