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1-10 16: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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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급성장하는 차세대 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을 노리고 기술력 확보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기술과 관련해 선도기업과 개발협력을 맺으며 앞으로 시장에 나올 위탁개발생산 물량을 잡기 위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차세대 항암제인 AD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인천 송도에 완공한 ADC 전용 생산시설을 통해 본격적인 ADC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인천 송도에 500리터 규모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하기 전까지는 ADC 생산 설비를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ADC 의약품 개발 및 약물 접합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ADC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에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를 링커로 연결한 형태의 치료제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해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낮아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존 림 사장은 2023년 초 ADC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공장 건설을 검토한다고 발표하면서 차세대 항암제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는데 그 첫번재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존 림 사장은 생산시설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ADC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리가켐바이오와의 협력해 2024년 12월 완공된 ADC 생산시설에서 올해 3개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위탁개발(CDO) 계약과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하며 ADC 치료제 개발 협력을 본격화했다. 리가켐바이오는 고유 링커 플랫폼 기술 '컨쥬올' 기술을 바탕으로 2019년부터 6년 연속 ADC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ADC 의약품에서 약물의 방출 시간과 장소는 약효와 독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링커 기술에서 강점 보유한 리가켐바이오를 파트너로 확보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 의약품 위탁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협력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A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ADC 치료제 '엔허투'의 성공을 보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ADC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15년 10억 달러 규모에서 2023년 100억 달러로 10배 성장했으며 2028년에는 2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성장의 선봉에는 4년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연매출 1조 원 이상)으로 자리잡은 엔허투가 있다.
엔허투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후 4년 만인 2023년 연매출 25억7천만 달러(약 3조 4천억 원)를 올렸다. 특히 2024년 4월에는 모든 HER2 양성 고형암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을 승인받으며 판매 확대 기반을 강화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바이오와 올해 3개 이상 ADC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로 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쟁적으로 ADC 후보물질을 확장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D는 2년 만에 8개 이상의 ADC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확대하고 있다"고 봤다.
새해 들어서도 주요 후보물질 인수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의 DLL3 표적 후보물질 'IBI3009'를 10억8천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스위스 아라리스바이오텍과도 7억8천만 달러 규모의 ADC 후보물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13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콘퍼런스 JP모건에서도 ADC치료제 다수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ADC 치료제 생산은 항체의약품 제조와 유사하다. 하지만세포독성 약물과 링커를 결합해 정확히 표적 세포에 작용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품질 유지와 수율 관리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항체치료제 생산 공급과잉 상황에서도 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누적 수주액 5조 원을 넘겼다.
존 림 사장이 ADC 분야에서도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도 이런 역량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3개의 새로운 ADC 신약 출시도 기대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ATODXd(TROP 2 표적), 파트리투맙 디럭스테칸(HER 3 표적), 텔리소 V(cMET 표적) 의 신약 승인 여부가 2025 년에 결정될 예정이며 이는 다시 한번 더 ADC 기전 파이프라인들이 주목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