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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환당국과 긴밀 협의, 탄핵정국에 '환율 안정' 총력전 모드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5-01-08 14: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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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화당국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달러 강세로 환율이 치솟고 있는 국면이 지속되자 제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서 직접 외환시장 안정을 챙기고 국회가 이를 뒷받침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6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외환당국과 긴밀 협의, 탄핵정국에 '환율 안정' 총력전 모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환시장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정태호, 진성준, 이언주 의원 및 외환당국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등 외환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이 경제상황을 현실적으로 잘 보여주는데 국민들이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위기상황이라 외환당국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국회와 정부 사이에 외환시장과 관련된 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정태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 등 민주당 소속 기획재정위원들도 이날 간담회에 동석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직접 외환당국 정책담당자들을 만나면서 외환시장을 살피는 배경에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외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환율’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바 있다.

외환시장은 12·3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2024년 12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86.7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지난 3일에도 1470원 대에 진입했다가 다시 내려오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탄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 대응에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에게 차기 대권주자로서 안정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도 분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외환당국 관계자들에게 “정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인데 우리도 국정에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며 “외환당국이 정치권에 요청하는 사항이 있으면 협조할 것이고 가능한 협력방안들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간담회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환율의 흐름을 놓고 분석해 봤을 때 달러와 원화 가치 움직임이 보통 연동돼서 가는데 비상계엄 발동으로 이 구조가 깨졌다”이라며 “다행히 이번에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는 과정을 통해 다시 연동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게 기재부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오전 9시15분 기준으로 1451.8원에 거래되면서 7일 종가(1453.5원)보다 1.7원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일 장중 최고점 1470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0원 정도가 내려간 상황이다.

그러나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간 것이 국민연금의 ‘환 헤지’(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조치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만큼 구조적으로 안정된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원화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면(환율 상승) 전체 해외 투자 자산의 최대 10%(500억달러·약 73조원)까지 달러 자산을 시장에 풀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설 수 있다. 

조 수석대변인은 “환율이 약 20원 정도 떨어졌는데 국민연금이 해지 차원에서 자금을 교환한 것”이라며 “국내에 다양한 대응들이 잘 조합되면서 20원 정도 떨어졌는데 (외환당국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현재로서는 예측이 지금 불가능한 상황으로 진단들을 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움직임으로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던 외환보유액도 예상보다는 안정적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6억 달러로 4천억 달러 선을 지켰고 11월보다는 2억1천만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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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8일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에서 참석한 외환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환율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즉각적으로 많이 투입하기 보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대응하고 금융기관의 해외 주식과 채권 매도 등 연말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를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분기 말이 되면 평소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운용하던 달러를 현금으로 바꿔 한은 계좌에 입금한다. 분기 말 보고서에 건전성 지표로 기재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다만 현재 외환보유액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2024년도 12월 외환보유액은 연말 기준으로는 2019년(4088억2천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었고 금융기관의 연말 외화예수금 효과는 1월 이후에 이내 사라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탄핵정국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2025년에는 환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이인영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3~4%의 환율 변동이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외환보유액의 절대 규모보다도 단기에 외환 수요가 급증했을 때 대응할 여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1997년 IMF 위기 당시에도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 부채를 갚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천소라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외환보유액 자산 구성을 보면 8~90%가 채권”이라며 “외환시장에 리스크가 있을 경우 (채권이)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서 자본 유출이 벌어지면 대처가 어렵지 않냐는 우려들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선 외환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메시지를 수시로 조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수석대변인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정책 당국의 가장 큰 역할”이라며 “시장의 유동성을 키우는 방향이 아니라 시장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메시지를 서로 조율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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