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올해도 방치형 RPG 대전, 레드오션에도 수익성 높아 앞다퉈 출시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2025-01-07 15:48:08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도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신작을 다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게임 업계가 앞다퉈 방치형 RPG를 출시하는 것은 이 게임이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과 낮은 개발비에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올해 국내 게임사들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신작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격투 게임 IP '킹 오브 파이터'에 기반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AFK'(왼쪽 위), 컴투스의 자체 개발작 '서머너즈 워 러쉬'(오른쪽 위)와 배급을 맡은 '갓앤데몬'(왼쪽 아래), 위메이드의 손자회사 위메이드커넥트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소드' 이미지. <각사>
7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도 새로운 방치형 RPG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에 기반한 방치형 RPG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 개발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총괄하고 있는 이성구 엔씨소프트 최고사업책임자(CBO) 산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4년 11월 3분기 실적발표에서 "다각화한 신작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IP를 기반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신규 장르 게임을 1종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2024년 12월4일 출시한 방치형 RPG '저니 오브 모나크'가 2024년 5월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련 개발 계획이 구체적으로 언급됐던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방치형 RPG도 올해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일본 SNK의 격투 게임 IP '킹 오브 파이터'에 기반한 방치형 RPG '더 킹 오브 파이터즈 AFK'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으로, 계열사 넷마블네오가 개발하고 있다. 이미 2024년 10월30일부터 글로벌 사전 예약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23년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2024년 8월 선보인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포함해 총 3종의 방치형 RPG를 서비스하게 된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방치형 RPG를 서비스하는 것이다.
넷마블은 방치형 RPG 중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로부터 2024년 12월24일 이미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현지 서비스를 위한 허가인 '판호'를 발급받았다.
컴투스는 회사 대표 IP '서머너즈 워' 기반의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또 해외 개발사 모예의 '갓앤데몬' 등 해외 방치형 RPG 2종을 올해 상반기 서비스할 예정이다.
회사는 또 시프트업의 서브컬처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도 사내 개발 조직에서 제작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손자회사 위메이드커넥트를 통해 회사의 첫 서브컬처 게임인 '로스트소드'를 방치형 RPG로 오는 16일 선보인다. 이 게임은 방치형 RPG '소드마스터 스토리'를 개발한 국내 게임 개발사 코드캣의 차기작으로 위메이드커넥트가 배급을 맡는다.
웹젠은 2024년 8월20일 국내 게임 개발사 던라이크에 6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9.76%를 확보하고, 웹툰 IP '도굴꾼' 기반의 방치형 RPG '프로젝트 도굴꾼'의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시점을 고려했을 때 이 게임도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23년부터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컴투스홀딩스의 '소울 스트라이크', 카카오게임즈의 '그랑사가 키우기', 중국 릴리스 게임즈의 'AFK 새로운 여정' 등 대형 게임사들의 작품에 더해 국내외 중소 게임사들의 방치형 RPG가 쏟아지며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방치형 RPG가 계속 출시되는 이유는 게임 요소가 단순하게 구성돼 상대적으로 개발 기간과 개발비 부담이 낮은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 대비 높은 수익성도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엔씨소프트의 '저니 오브 모나크'(왼쪽)와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각사>
엔씨소프트의 저니 오브 모나크는 여전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0~20위권을 유지하며, 회사가 2024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가운데 가장 안정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넷마블 측은 2022년 1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흐름을 2023년 4분기에 흑자로 돌리는 데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 흥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에이비일팔공(AB180)이 2024년 12월18일 글로벌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애드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와 함께 발간한 '한국 모바일 게임 이용자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은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고, RPG는 여전히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캐주얼적 요소와 RPG의 수익성이 더해져 방치형 RPG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치형 RPG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증가하는 캐주얼 게임 수요를 반영하면서 RPG 요소를 더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르"라며 "경쟁이 치열해졌음에도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이 적어 여전히 신작 개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