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취업비자 확대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가 대만 기술 인재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을 대만 출신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TSMC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취업비자 확대를 지지하며 특히 대만 출신의 우수한 기술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이러한 기조가 자리잡는다면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가동을 당분간 대만의 기술자에 의존해야 하는 TSMC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3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X 계정에 “대만에는 뛰어난 기술 인재가 풍부하다”며 “이는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미국의 엄격한 이민법과 인종차별 때문에 대만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을 전한 엔비디아 전직 직원의 글에 머스크가 답변을 남긴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의 취업비자 문제로 정치적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의견을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뒤 미국의 취업비자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외의 우수한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층에서 이를 두고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해외 인력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미국 취업비자 확대를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말을 내놓을 정도로 강력한 의견을 피력하며 맞서고 있다.
이런 시점에 대만의 기술인력을 칭찬하는 발언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중국시보는 “일론 머스크는 과거 대만 공급망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두고 부정적 발언을 내놓았지만 태도가 바뀐 것이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
특히 TSMC와 관련한 토론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온 것은 1분기 중 가동을 앞둔 TSMC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TSMC가 당분간 공장 가동을 대만 출신의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취업비자 완화로 애리조나 공장에 인재 유입이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현재 TSMC 미국 반도체 공장의 인력 약 2200명 가운데 절반은 대만에서 입국한 근로자로 파악된다.
미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업이 발전하지 않은 만큼 자연히 관련 지식을 보유한 기술 전문인력도 부족해 대만 인력을 들여오는 일이 당분간 불가피하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최근 류더인 TSMC 전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 로봇 등 차세대 산업 공급망에서 대만의 역할 및 중요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테슬라도 자율주행차 및 로봇을 비롯한 신사업에서 TSMC와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일론 머스크가 미국 공장의 원활한 가동을 꾸준히 지지할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며 여러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정부에서 취업비자 규제를 강화한 반면 이번에는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시보는 “일론 머스크는 이민 및 비자 정책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트럼프 당선인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