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12-31 14: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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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오션플랜트가 국내와 대만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 사업을 잇달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고전했던 사업 실적이 내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국내 안마해상풍력 사업 개념도. <안마해상풍력>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가 국내와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에서 잇달아 하부구조물 납품 사업을 수주, 내년 관련 사업에서 큰 실적 반전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 공백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관련 사업 매출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고전해왔다.
31일 SK오션플랜트와 증권가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SK오션플랜트는 정부의 국내 해상풍력발전 입찰 시장에서 선정된 프로젝트 가운데 안마해상풍력(532MW), 태안해상풍력(500MW) 등 고정식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2곳에서 하부구조물 사업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는 12월19일 최종 사업자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사업자 컨소시엄 지분은 호주 에너지인프라투자회사 에퀴스윈드가 72.64%, 국내 풍력발전 기자재 제조사인 씨에스윈드가 13.68%를, 대명에너지가 13.6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SK오션플랜트와 14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발전기 38기에 필요한 하부구조물인 재킷 공급을 협의 중이며, 이에 대한 예상 매출 규모는 4천억 원 안팎이다.
안마해상풍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임에 따라 SK오션플랜트가 내년 상반기 중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오션플랜트는 태안해상풍력 사업자 컨소시엄 측과도 하부구조물 공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오션플랜트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대만 하이롱(Hai-long) 프로젝트에 14MW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켓을 납품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태안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아시아 최대 풍력발전 시장인 대만에서도 하부구조물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회사는 대만 정부가 2023년 8월 선정한 해상풍력 3.1-1단계 프로젝트 가운데 포르모사3(600MW)와 WHLC(440MW) 프로젝트 사업자들과 하부구조물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11월 풍력발전기에 대만산 부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자국공급망우대정책(LCR)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부터는 외국산 부품 비중을 최대 100%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상황은 SK오션플랜트 등 국내 풍력 기자재 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가 한국과 대만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일감 확보를 통해 내년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 SK오션플랜트 >
회사는 2023년 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잔고가 1644억 원까지 줄었다. 이 대표가 2023년 연간 예상수주로 8990억 원을 제시했지만, 수주가 유력했던 일부 프로젝트가 일정이 미뤄지거나 우선공급협상 대상자로 들어갔던 프로젝트가 입찰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수주 공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누적 매출은 20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17억 원보다 61.5% 줄었다.
하지만 대만 펭마오 프로젝트 3934억 원, 하이롱 프로젝트 설계변경 및 추가 수주 1052억 원 등 3분기까지 총 4986억 원을 수주한 데 이어 내년 국내외 대만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 향후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 잔고는 4537억 원이다.
이 대표는 SK에코플랜트에서 연구개발, 신사업 개발, 기술영업 담당 임원을 거쳐 삼강엠앤티(SK오션플랜트) 인수추진 총괄로 인수작업을 주도했다. SK에코플랜트가 4600억 원을 투입해 인수를 완료한 직후인 2022년 9월 SK오션플랜트의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 대표는 SK오션플랜트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10조 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로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회사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총 1조1530억 원을 들여 경남 고성군에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연간 고정식 하부구조물 100기, 부유식 하부구조물 40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