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을 돌파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 2024년 가상화폐 역사상 기념비적 한해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2024년은 가상화폐 역사에서 기념비적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반감기, 친가상화폐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힘입어 그동안 우스갯소리의 하나로 여겨지던 꿈의 가격인 ‘1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연중 내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1억5천만 원도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내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투자자산으로서 지위를 한층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1시47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BTC(비트코인 단위)당 0.78% 낮아진 1억3681만6천 원에 사고팔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12월17일 업비트 기준으로 1억5719만8천 원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1월1일 5883만9천 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67% 넘게 상승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무서운 상승세는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투자자 보호를 앞세워 승인을 주저하던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자 이를 기점으로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된 것이다.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356억5천만 달러(약 52조6천억 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금융당국에 의해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로부터 과거보다 안정된 투자자산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포브스는 “금융 역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질 만한 순간이었다”며 “합법적 자산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는 하반기 비트코인 강세장을 이끈 동력으로 꼽힌다.
5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하반기 들어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은 다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삼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가상화폐 투자자의 표심을 얻는 동시에 비트코인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비트코인은 하반기 이른바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미국시장에서 새로운 최고가인 10만8천 달러(약 1억5800만 원)를 넘어서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후에는 주요 금융당국의 수장을 친가상화폐 인사들로 채우며 가상화폐 공약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국내 가상화폐시장에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이 주목할 만한 사건 중 하나로 여겨진다.
올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화폐 투자자의 예치금 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금융당국의 감독 및 제재 권한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어 가상화폐시장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포브스는 비트코인이 2024년에 보여줬던 기세가 2025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시장에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발맞춰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현물 ETF가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때 커지기도 했으나 금융당국의 반대로 불발됐다.
다만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핵심 공약의 하나로 가상화폐 현물 ETF 도입을 제시한 바 있어 도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에 관한 과세가 연말에 극적으로 유예된 것도 올해 업계의 시선을 끈 사건으로 꼽힌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가상화폐 과세를 두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으나 10일 국회에서 가상화폐 과세 유예가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과세는 2027년으로 2년 미뤄지게 됐다.
포브스는 “역사는 2024년을 비트코인이 주류 자산으로 전환된 해로 기억할 것이다”며 “기관투자자의 채택이 가속화하고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2024년의 기세는 끝나지 않고 2025년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