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병우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시중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임원으로 선임하는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황병우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지주와 은행 핵심사업 임원에 최초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 기존 틀을 깬 과감한 임원 인사를 시행했다.
이번 인사는 황 회장이 3월 DGB금융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처음 실시한 대규모 그룹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출범한 상황에서 4대 금융 출신 등 외부인사를 적극 영입해 그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중금융그룹으로 도약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27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나온 DGB금융지주 및 계열사 임원 인사를 놓고 '외부인사 영입'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DGB금융 그룹임원인사위원회 및 이사회는 전날 iM라이프 대표이사 후보에 박경원 현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iM캐피탈 대표이사 후보에 김성욱 현 우리금융캐피탈 전무를 각각 추천했다.
두 내정자는 모두 1972년 동갑내기로 4대 금융 주요 계열사에서 현재 보직을 맡고 있는 현직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경원 iM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는 신한라이프에서 재무그룹 부사장을 지낸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
iM라이프 재무 건전성이 올해 들어 크게 악화한 만큼 이를 해결할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iM라이프 지급여력비율(K-ICS)은 6월 말 경과조치 후 기준 192.6%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54%포인트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안정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김성욱 iM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는 우리금융캐피탈 출신으로 업계에서는 '여신 전문가'로 통한다.
iM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 등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8% 줄어든 만큼 현재 상황을 타개할 인물로 평가된다.
DGB금융은 계열사뿐 아니라 지주사와 iM뱅크 임원에도 외부 출신 전문가를 중용했다.
특히 지주 디지털마케팅 총괄과 은행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최초로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황원철 DGB금융지주 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상무는 우리금융에서 디지털금융을 이끈 전문가로 알려졌다.
성현탁 iM뱅크 ICT그룹 상무 역시 KB국민은행에서 부동산사업부 부장을 지낸 것은 물론 네이버에서 비즈니스플랫폼 개발 등을 이끌어 디지털 전문가로 평가된다.
황원철 상무와 성현탁 상무 모두 디지털금융 관련 노하우를 지닌 만큼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략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DGB금융은 시중금융그룹으로서 핵심 가치를 '뉴 하이브리드 뱅킹 그룹'으로 잡고 인터넷은행, 지역은행, 시중은행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어 이를 묶어낼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DGB금융은 (왼쪽부터)박경원 iM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 황원철 DGB금융지주 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상무, 성현탁 iM뱅크 ICT그룹 상무 등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 DGB금융, 신한라이프 > |
외부 우수 인재를 적극 발굴하는 황 회장의 인사 기조가 또 다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 회장은 DG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임원 인사부터 금융감독원 출신인 박병수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부사장을 영입하며 인재 영입에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7월 iM뱅크 첫 역외점포인 원주지점을 열 때도 지역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외부전문가 채용을 추진했다. 이에 정병훈 전 NH농협은행 강원영업본부장에게 iM뱅크 원주지점 초대지점장 겸 강원지역 본부장을 맡겼다.
11월엔 지주 경영관리와 인사 부서장에 내부 인물이 아니라 외부전문가를 선임하기도 했다. 그룹 내부 사정을 총괄하는 부서를 이끄는 부서장을 모두 외부 인력으로 구성한 건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됐다.
황 회장은 이번 그룹 인사 발표에서 "시중금융그룹으로 성공적 안착과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세대교체를 이끌어갈 인물을 중용했다"며 "지주 임원과 자회사 CEO로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