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
올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일가가 주도해 만든 디파이(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다.
▲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해 그의 자녀들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서 최고가상화폐옹호자와 홍보대사라는 직함을 받았다. 사진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홈페이지 갈무리. |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투자를 받은 알트코인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책적 수혜를 받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해상충 문제 등으로 관련 알트코인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18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서 투자를 진행한 알트코인이 공개될 때마다 해당 가상화폐들의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16일 오전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25만 달러를 들여 온도파이낸스 13만4216개를 사들였다는 소식이 가상화폐시장에 전해졌다.
이에 이날 온도파이낸스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기준 2600원대에서 단숨에 3066원으로 약 18% 정도 급등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온도파이낸스 평균매입가는 약 2670원(1.86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도 2800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면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에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이더리움과 체인링크, 에이브 등의 알트코인을 구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더리움은 6% 가량, 체인링크와 에이브도 각각 20% 넘게 올랐다.
이처럼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손을 대는 알트코인마다 급격한 시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해당 프로젝트에 트럼프 가문이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이 프로젝트의 '최고가상화폐옹호자(Chief Crypto Advocate)'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 배런 트럼프는 각각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웹3홍보대사'라는 직함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올해 9월 자신의 X 계정에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올리면서 해당 게시물에 월드리버티파이낸셜 계정을 태그하며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알트코인 투자뿐 아니라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버넌스 토큰도 발행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가 직접 프로젝트를 경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보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프로젝트가 투자한 알트코인을 두고 ‘트럼프 테마 코인’으로 지칭하며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금융당국 수장을 친가상화폐 인사로 채우고 있고 내년 1월 취임 이후 가상화폐 규제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트럼프 테마 코인들이 새 행정부 아래에서 정책적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테마 코인이 수혜가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투자한 가상화폐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홈페이지 첫 화면. |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대통령 선거 전부터 진행한 가상화폐사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들이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트럼프 일가와 관련이 있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 투자를 하거나 상품을 구입하면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때 트럼프 테마 코인은 시세에 부정적 영향을 받아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불장난일 수 있다”며 “이해상충, 보안, 한탕주의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되면 트럼프 일가뿐 아니라 디지털자산업계의 이미지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