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2022년 기준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현대제철>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철강업체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기후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ASL)는 2일 글로벌 철강사 18곳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을 분석한 '도전정신을 평가하다: 철강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2022년 기준 전체 소비전력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0%로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0.02%에 그쳤다.
전 세계 철강사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높았던 곳은 스웨덴 SSAB로 19%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철강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을 최초로 평가한 자료다. 2022년 기준 주요 철강사의 에너지 소비량 대비 재생에너지 조달 실적과 잠재력을 함께 비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재생에너지 조달 실적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향후 계획된 프로젝트나 전력구매계약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비중을 보인 일본 철강기업 JFE는 재생에너지 사용비율과 관련된 데이터 투명성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으나 일부 공장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전력구매계약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로라 켈리 액션스픽스라우더 이사는 “탄소중립을 약속한 대기업들이 실제로는 재생에너지를 전혀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일반적으로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기업 신뢰도를 위해 최소한의 재생에너지는 구매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도입에 이처럼 소극적인 것은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에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여준다”며 “재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철강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그린워싱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남 액션스스픽스라우더 선임 캠페이너는 “현대제철의 저조한 재생에너지 실적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와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대차가 친환경 철강 사용목표를 강화하지 않으면 유럽 및 미국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