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업계가 올해 ‘K-패스’에 이어 ‘후불 기후동행카드’에도 다양한 카드상품 혜택과 이벤트를 내걸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후불 기후동행카드는 50만 명이 넘는 기존 ‘선불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들이 잠재 고객인 것은 물론 서울시의 적극 홍보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카드사들에게 매력적 상품으로 여겨진다.
▲ 롯데카드는 30일 '후불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사전 발급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 |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30일부터 신용·체크카드와 결합한 후불 기후동행카드 서비스가 시작된다.
카드사들은 이용자들이 후불 기후동행카드를 개시일부터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사전 발급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내놓고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NH농협카드 등은 일상생활 혜택을 중심으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들을 유혹한다. 이들이 대중교통 이용자라는 점에서 선호할 만한 사용처를 중심으로 혜택을 구성한 것이다.
신한카드의 ‘신한 후불 기후동행 신용카드’는 온라인쇼핑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배달앱 등 주요 온라인가맹점 이용금액의 10%를 할인해준다. 할인한도는 전월실적 40만 원 기준 5천 원이다.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기본 5%에 신한 쏠(SOL)페이 결제시 5%를 더해 최대 1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생활혜택에 더해 문화생활 부문을 강조했다. ‘KB국민 기후동행카드(신용)’는 커피전문점·편의점·패스트푸드점 등 생활영역에 5%, KB페이쇼핑·올리브영 등 쇼핑영역에 10% 할인율이 적용된다. 할인한도는 각 영역에 7천 원이다.
여기에 영화와 스포츠업종을 포함하는 여가영역에서도 최대 7천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영화의 할인율은 10%, 스포츠업종의 할인율은 5%다.
삼성카드 역시 커피전문점·편의점에서 10%, 디지털콘텐츠에서 30% 할인 등 일상영역 혜택을 위주로 담았다.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과 함께 생활고정비 한 축을 차지하는 이동통신요금 할인도 제공한다. 전월실적 40만 원 이상이면 3천원 한도로 5%, 80만 원 이상이면 6천 원 한도로 7%가 할인된다.
삼성카드는 고객 취향을 고려해 후불 기후동행카드 가운데 가장 다양한 4종의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준비하기도 했다.
NH농협카드의 후불 기후동행카드도 온라인쇼핑몰·배달앱에서 10%, GS25에서 5% 등 할인 혜택을 준다. 이동통신요금은 5만 원 이상 결제 건에 대해 4천 원이 할인된다. 통합할인한도는 전월실적 30만 원 기준 온·오프라인 가맹점 합산 최대 1만 원이다.
기후동행카드의 기본 대중교통비 할인 혜택에 추가 할인을 더해 주는 카드사도 있다. 교통비 할인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대중교통 이용자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롯데카드는 전월실적에 따라 기후동행요금을 추가 할인해준다. 할인금액은 전월실적이 30만 원 이상이면 7천 원, 70만 원 이상이면 1만 원, 150만 원 이상이면 1만5천 원이다.
BC카드는 전월실적 30만 원을 채우면 지하철과 시내버스 이용금액의 15%를 추가로 할인해준다. 교통 할인한도는 전월실적 30만 원 기준 7천 원, 70만 원 기준 1만2천 원, 100만 원 기준 1만5천 원이다.
이외 OTT·커피전문점·편의점·이동통신 영역에서도 5~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후불 기후동행카드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신한카드는 12월1일부터 31일 사이 5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4천 명에게 ‘투썸플레이스 딸기 케이크’ 쿠폰을 지급한다.
KB국민카드는 12월31일까지 10만 원 이상 이용한 고객에게 기후동행카드 이용금액을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추첨으로 뽑힌 1등(1명)에게는 1년 이용금액인 78만 원을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2등 10명에는 6개월 이용금액인 39만 원, 3등 100명에는 1개월 이용금액인 6만5천 원을 캐시백해준다.
카드사들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내걸고 본격 경쟁에 나선 배경에는 이미 50만 명을 넘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기회라는 점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대중교통 이용자 가운데 11.8%(50만9877만 명)가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 삼성카드는 '후불 기후동행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으로 4종을 준비했다. <삼성카드> |
충전 방식인 선불 기후동행카드의 불편함 때문에 사용을 꺼렸던 이들을 고려하면 후불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잠재 고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마케팅 비용까지 줄이면서 비용효율화에 나선 카드사들 관점에서는 상품 홍보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선보인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으로 이미 서울시에서 대대적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불 기후동행카드는 미리 충전한 뒤 사용할 수 있었던 선불 기후동행카드와 달리 카드이용자들이 먼저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다음 달에 비용을 정산해 청구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용자가 월 부담한도 이상을 사용하면 정해진 기후동행카드 요금이 청구된다. 매월 일수에 따라 28일은 5만8천원, 29일은 6만 원, 30일은 6만2천원, 31일은 6만4천 원을 낸다.
반면 한도보다 적은 금액을 이용하면 해당 금액만큼만 청구돼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충전식 기후동행카드에서 후불형으로 바꾸는 고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K-패스’ 카드에서 혜택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한 부분이 있다보니 이번에도 비슷한 혜택을 구성해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동시에 같은 상품을 내는 상황이다 보니 고객분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혜택 차별화 등에 조금 더 신경쓰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 고객이 아닌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