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13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다.
주인공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이라는 타이틀을 쥐게 된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다.
▲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사진)가 앞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김 대표 내정자의 발탁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개발 등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초대 수장인
고한승 전 대표가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닦은 기반에 신약개발이라는 성과를 하나 더 얹겠다는 것이다.
27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연구개발에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김 내정자는 삼성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 출신이다.
고한승 대표 시절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약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의과대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김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고한승 사장이 닦아 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는 과제를 안긴 것으로 파악된다.
고한승 사장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한 이후 12년 만인 2023년 국내 제약사로서는 가장 빠르게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끌었다.
그가 대표를 맡은 기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모두 9개의 바이오시밀러 상업화에 성공했고 이미 올해 실적도 3개 분기 만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발표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
김 내정자는 고 전 사장 곁에서 일하면서 이미 경험도 쌓았다. 그는 2021년 9월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주요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했다.
김 내정자는 앞으로 후속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개발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신약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으로는 급성췌장염 치료 후보물질인 SB26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2017년 시작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1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국내 바이오 회사인 인투셀과 함께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활용한 신약 공동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과 관련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1개에 그치지만 이제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한 만큼 해당 분야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내정자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에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연구개발 역량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 한층 더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