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문규 미래에셋생명 각자대표이사 전무가 수익성 지표로 경영역량을 입증하며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해외부동산 투자사업에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후퇴했는데 황 대표는 수익성 중심 보험 영업을 강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린다.
▲ 황문규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전무가 ‘영업 전문가’다운 실력을 발휘하며 보험 영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20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으로 274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29.6% 늘었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계약서비스마진은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들어 연납화보험료(APE)도 크게 늘었다.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까지 연납화보험료 3935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3% 늘었다. 전체 연납화보험료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비중도 54.3%에 이른다.
연납화보험료는 보험 영업 성장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 판매액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황 대표무가 집중하는 보험 영업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게 수익성 강화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생명은 3월 황 대표를 사내이사에 선임하며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김 부회장이 경영관리총괄을 맡고 황 대표는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1년부터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황 대표가 성과로 빠른 승진의 이유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1970년생으로 2006년 PCA생명에 입사한 뒤 방카슈랑스와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을 맡았다. PCA생명이 미래에셋생명으로 합병된 뒤에도 GA영업팀장과 GA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2023년엔 GA영업부문대표에 올랐다.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역할이 확대된 데 이어 최근 그룹 연말 인사에서는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에 또 다시 승진한 것으로 통상 상무를 2년 이상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속 승진으로 평가됐다.
미래에셋그룹이 성과 기반 인사를 단행한다는 점에서 황 대표의 경영 역량이 빠르게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미래에셋생명에서만 GA영업을 10년 넘게 맡은 ‘영업 전문가’로 통한다.
미래에셋생명은 2023년 새 회계제도 도입 뒤 다른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기존에는 변액보험이 판매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다.
새 회계제도에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은 기존에 시장을 쥐고 있던 손해보험사를 비롯해 고수익 계약을 확보하려는 생명보험사의 적극적 영업 공세로 경쟁이 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미래에셋생명도 영업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해졌는데 이를 위해 2023년 10월 3개 부문으로 나뉘어있던 GA영업 파트를 ‘GA영업부문’ 하나로 통합했다.
황 대표는 이때 첫 ‘GA영업부문대표’에 선임되며 회사 전체의 보험 영업을 끌어가는 중책을 맡았다.
미래에셋생명이 보험 분야에서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손실 문제가 해소되면 전체 실적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은 미국 상업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손실로 순이익에 타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 경쟁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손익 감소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이 66.5% 줄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은 당분간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투자손익 부진 영향으로 둔화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투자손익 변동성 완화 등이 확인되면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 미래에셋생명은 건강·상해보험 중심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
황 대표는 당분간 보장성보험 중심 상품군 구축과 판매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장성보험 상품으로는 2023년 9월 ‘미래에셋생명 헬스케어 건강보험’, 2024년 4월 ‘M-케어 건강보험’, 9월 ‘M-케어 0세부터 건강보험 무배당’ 등을 잇달아 시장에 선보였다. M-케어 0세부터 건강보험 무배당은 회사에서 처음 내놓은 어린이보험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회사 전반적으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장성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데 힘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새로운 보장성보험 상품 및 특약도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