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먼워치, 뉴클라이밋연구소, 기후행동네트워크 등이 공동으로 분석해 내놓은 '2025 기후변화대응지수'. 녹색은 상위권 국가, 노란색과 주황색은 중위권 국가, 붉은색은 하위권 국가들이다. 한국은 67개국 가운데 63위를 기록해 산유국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순위를 받았다. <기후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직접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들을 제외하고 가장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일(현지시각)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67개국 기후변화 대응 성적을 비교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평가에서 63위를 기록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는 독일 비영리연구소 저먼워치, 뉴클라이밋연구소, 국제 기후단체 연대체 기후행동 네트워크가 함께 매년 각국 기후 대응을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사용, 기후정책 4가지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 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맞춰 내는 보고서다.
2005년부터 매년 발표해 왔으며 올해도 이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맞춰 공개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 1~3위 국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공석으로 남겨뒀다.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대응을 하고 있는 국가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파리협정이란 2015년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협의한 조약을 말한다.
4위를 차지해 사실상 기후 대응을 가장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국가는 덴마크였다.
67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국가들은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으로 모두 산유국이다. 사실상 화석연료를 생산하지 않는 국가 가운데 한국이 꼴찌인 셈이다.
한국이 이렇게 낮은 성적을 받은 이유는 한국 헌법재판소마저 지적할 정도로 파리협정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화석연료 투자를 도리어 늘리는 행보 때문으로 분석된다.
얀 버크 저먼워치 상임고문 등 이번 보고서 저자들은 "지난 8월29일 한국 헌재는 현재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2030년 이후 감축 계획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현재와 미래 세대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며 "한국은 파리협정 경로에 맞는 감축목표를 제시해야 하고 석탄과 가스 발전은 현재 목표보다 앞당긴 2035년에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해외 화석연료 사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대왕고래와 같은 국내 석유 가스전 개발을 시도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을 행보"라며 "국내 석유 가스전 개발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순위가 더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