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이 내년에도 데이터서버 관련 투자를 늘리며 인공지능 GPU와 HBM 등 반도체 업황 전반에 긍정적 효과가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아마존과 구글 지주사 알파벳,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서버 관련 투자가 내년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빅테크 기업의 꾸준한 투자 확대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SSD,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 업황 전반에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19일 “트럼프 정부 출범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런스는 S&P500 지수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반도체주 지표는 7월 고점을 기록한 뒤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데 주목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에 따른 관세 인상 및 무역보복 조치가 반도체 업황에 리스크로 떠올랐다.
다만 증권사 및 조사기관들은 대체로 이러한 반도체주 하락세가 지나친 수준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배런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관세 인상 등 리스크는 실체가 불분명한 반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는 현재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특히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와 MS의 내년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 규모가 올해 예상치보다 약 20% 늘어난 2700억 달러(약 37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빅테크 기업의 시설 투자는 대부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에 활용되는 만큼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도 호황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배런스는 이를 고려할 때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내년 2천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 서버용 SSD 등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실적에도 자연히 수혜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도체 제조사 주가는 현재 미국 관세 인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적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증권사 에버코어는 20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반도체주 상승을 본격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전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반도체주를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권고도 이어졌다.
조사기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도 “최근 반도체주는 전반적으로 과매도 상태”라며 실적 증가 전망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다만 엔비디아 실적에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출시 지연과 같은 변수가 부정적으로 반영된다면 이러한 전망과 실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18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29% 하락한 140.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178%에 이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