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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LG디스플레이를 탐내는 까닭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17 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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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LG디스플레이를 탐내는 까닭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LG디스플레이가 갖춘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경쟁력과 향후 사업전망이 주목받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대규모 올레드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올레드패널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체질개선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패널 업황회복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하며 성장동력인 올레드패널에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애플의 LG디스플레이 인수설 나와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시장에서 지위가 높아지며 과점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올레드 TV패널과 중소형패널의 경쟁력을 모두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TV패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과 생산시설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 LCD패널에서 글로벌 1위업체로 굳건한 시장지배력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시장변화에 선제대응하려는 스마트폰업체를 중심으로 중소형 올레드패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중소형 올레드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향으로 최근 전략을 선회했다.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만 홍하이그룹이 인수한 샤프와 일본 재팬디스플레이 등이 중소형 올레드패널 개발과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년전부터 기술력을 확보했던 LG디스플레이는 경쟁에서 더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올레드패널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 직접 투자하거나 LG디스플레이를 완전히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벤징가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LG디스플레이를 직접 인수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아이폰 부품공급에서 수직계열화를 갖춰내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할 경우 당분간 충분한 생산량과 기술력을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공급단가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애플이 올레드패널 공급사를 키워내기 위해 홍하이그룹에 직접 투자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기술력이 더 앞선 LG디스플레이에 투자할 가능성이 더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데다 LG디스플레이와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만큼 인수를 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이 올레드패널로 이를 대체할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이 예상돼 올레드 생산증대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장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TV패널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핵심 경쟁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하지만 애플에 투자금을 지원받는 협력방안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파악했다.

◆ 대규모 체질개선 임박

한 부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중소형 올레드 투자계획을 추가로 내놓을 공산이 크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대형 LCD패널 공장 증설로 LCD사업전망이 어두워지는데다 중소형 올레드에 투자를 늦출 경우 적기에 시장진입에 성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를 탐내는 까닭  
▲ 팀 쿡 애플 CEO.
김경민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수요가 글로벌 고객사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올레드 시장을 선도하려면 대규모 추가설비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업황회복으로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올레드패널에 추가적인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대신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 여력이 올해 4조2천억 원에서 내년 4조6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모두 10조9천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기존의 LCD패널 생산라인을 중소형 올레드로 전환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면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량을 대폭 늘리며 점유율 추격에 나서야 한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생산시설에 투자를 지원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체질개선작업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중소형 올레드로 전환하는 데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올레드 TV패널 시장에 진입이 예상됐던 중국업체들은 대형 LCD와 중소형 올레드로 투자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이 시장에서 장기간 독점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형 올레드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한 부회장이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성장성을 증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다.

김장열 연구원은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핵심은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할 자금을 원활히 확보하는 것”이라며 “애플과 손을 잡게 될지 향후 결정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근 IT업계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나는 분위기라 이런 관측도 나오는 것 같다”며 “아직 애플과 직접 협력에 관련된 논의는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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