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11-13 15: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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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대선 날 글로벌 시총 1위를 탈환한 뒤 시총 2위 애플과 차이를 벌리며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등장은 새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더욱이 엔비디아는 트럼프 시대 인공지능(AI) 규제 완화에 힘입어 주가에 더욱 힘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2.09% 상승한 148.29달러에 장을 종료했다. 2위 애플이 보합세를 기록하면서 시총 격차는 2482억 달러로 더욱 벌어졌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6376억 달러(5114조 원가량)으로 세계 최초로 시총 4조 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떠오르고 있다.
전날 투자은행 미즈호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140달러에서 16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고려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4조2800억 달러 수준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총이 2023조 원, 코스닥은 352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를 팔면 국내 상장기업을 두 번 사고도 남는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보면 매출은 1256억 달러(176조6천억 원), 영업이익 822억 달러(115조6천억 원), 순이익 686억 달러(97조 원)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2024년 영업이익 예상치가 247조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엔비디아 홀로 한국 상장기업 영업이익 절반 가까이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거대기업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1172억 달러로 42% 성장한 뒤 2026년에는 영업이익 1384억 달러를 올리며 18%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도 엔비디아에 큰 호재로 여겨진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난해 10월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인공지능 행정명령을 폐지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행정명령은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위험을 초래할 경우 연방정부에 정보를 통지하도록 규정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추진됐지만 혁신을 막을 수 있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규제철폐에 더해 미국 대형 기술업체의 설비투자(Capex)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훈련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4억7500만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 성장 스토리를 보면 가팔랐던 성장의 기울기는 낮아질 수 있지만 탄탄한 성장성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점진적으로 주가가 꾸준히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엔비디아는 높은 영업 마진에 기반해 향후 2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6.4%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한 12개월 뒤 주가서익성장배수(PEG배수)도 0.7배로 시장 1.8배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세계 시총 1위 손바뀜을 놓고도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0년대 이후 미국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곳은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엑손모빌, 애플, 아마존 등 5곳이다. 엔비디아는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애플과 다툼을 벌였는데 미국 대선이 진행된 5일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왕좌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의 시대에는 제너럴일렉트릭이, 개인용컴퓨터(PC) 시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 자리를 지켰다. 석유 패권 시대에는 엑손모빌이 왕좌를 지켰고 플랫폼 시대가 도래하자 아마존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시총 1위 변동은 해당 종목뿐 아니라 증시 전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1위 등극한 뒤 주도력을 1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한 종목은 지수 상승률을 꾸준히 상회해 엔비디아 시총 1위 등극은 주식시장 전반에 새로운 움직임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