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 시내에 위치한 쉘 주유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석유 대기업 쉘이 지난 몇 년 동안 끌어오던 기후소송에서 승소했다.
1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쉘이 네덜란드 항소법원에서 진행된 온실가스 감축의 법적 의무와 관련한 소송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쉘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축소하자 환경단체 '밀레외데펜시'가 쉘이 감축을 단행할 의무를 저버렸다며 제기한 것이다.
1심에서는 환경단체 측이 승소해 법원은 쉘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를 45%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이번 상급 법원 결정으로 뒤집히게 됐다.
항소법원은 "쉘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특별한 사회적 의무를 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목표 수립과 관련된 법적 의무까지는 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와엘 사완 쉘 최고경영자(CEO)는 공식성명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 네덜란드 그리고 우리 회사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쉘은 항소 과정에서 "기업 배출과 관련된 문제는 사법부가 아닌 정치권에서 다뤄야 하는 문제"라며 "쉘이 채굴하지 않은 화석연료는 어차피 다른 회사가 채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법원은 "밀리외데펜시는 기후변화라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을 정치적 논제를 제쳐두고서도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특정 기업에 부과된 감축 의무가 고객 배출량까지는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도널드 폴스 밀레외데펜시 디렉터는 "이번 결정은 뼈아팠다"며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우리는 주요 오염 배출자들이 법정 다툼에서 완전히 무적은 아니란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소송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그들의 책임과 관련한 논쟁을 더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쉘과 같은 주요 오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