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4-11-1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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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24일 중국 신장 광산에서 HD현대건설기계 초대형 굴착기 R1250-9 16대 인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 Hi-Connect 블로그 >
[비즈니스포스트]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어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출 둔화 등에 대비해 적극적 내수 부양책을 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HD현대건설기계의 중국 사업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HD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여전히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실적 반등세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3분기 HD현대건설기계 중국 매출은 4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올해 2분기보다 7% 늘어났다.
북미 매출이 11%, 유럽 매출이 1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중국 매출 증가율은 인도(14%), 국내(21%) 등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난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매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4%, 2024년 2분기 5%였던 중국 매출 비중은 3분기 6%까지 올랐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매출 증가와 관련해 “휠과 미니굴착기(MEX) 중심으로 장비수요가 개선됐고 초대형(125T) 장비판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부진한 중국 건설기계시장에서 사업규모를 줄이면서도 대형장비 위주로 판매를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 왔다.
HD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중국법인 규모를 축소하고 출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10월30일 HD현대중국투자유한회사의 자본금을 1862억 원에서 950억 원으로 절반가량 유상감자하면서 900여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중국사업을 향한 의지 자체가 약해졌다고 보긴 어렵다.
앞서 9월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 초대형 장비고객 교류회와 125톤 굴착기 인도식 등을 진행하는 등 현지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철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제품을 선택한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객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9월24일 중국 신장광산에서 열린 초대형 굴착기 인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Hi-Connect 블로그 >
또 신장 대리상간 광산 인근에 서비스 거점을 설립하고 부품 및 서비스 담당자들이 상주할 수 있는 주거 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어 최 사장은 중국 주요 대리상 사장들을 만나 중국 시장 상황과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최 사장은 3월에도 중국 VIP 고객 교류회를 열고 초대형 굴착기 영업활동을 벌였다. 같은 달 HD현대건설기계는 초대형 건설기계에 수요가 있는 중요한 고객사로 점찍은 중국 광업건설유한공사에 초대형 굴착기 1대를 인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 사장은 HD현대건설기계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직접 방문해 HD현대건설기계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125톤 굴착기 3대 추가 구매 약속도 이끌어냈다.
최 사장은 “초대형 장비 판매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며 현지 대리상과 함께 중국의 광업용 자율주행과 원격제어, 무인화 기술 현황 등 제품 및 기술 방향성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3월 중국 와이드 덤프트럭(WDT) 선두업체 통리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하며 덤프트럭과 초대형 장비 판매 시너지를 도모하기도 했다.
HD현대건설기계가 중국시장에서 초대형 장비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휠 굴착기의 수요 증가에도 대응하면서 실적 개선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휠 굴착기 관련 대리상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 유지보수를 하고 있고 애프터마켓 분야에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들어 세 번이나 국내 주요 협력사 사장단을 이끌고 중국법인가 현지 건설장비 기업을 시찰하는 등 중국 시장을 향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수출 둔화 가능성을 우려해 공격적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중국 실적 회복세에 순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8일 중국은 고질적 문제로 여겨졌던 지방정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2천조 원 수준의 중앙정부 자금을 투입하고 부동산 세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 부채 부담이 줄어들면 그만큼 지역 경기부양 정책을 펼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앞서 9월 경기부양패키지에 이어 10월 부동산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 339조 원 추가 지원도 예고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시장 실적 개선을 위해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을 기다려왔다.
2021년 중국 건설기계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거뒀으나 2022년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지속과 경기부양책 부재로 인해 건설기계 수요가 급감하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로스리서치는 10월 HD현대건설기계이 과거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얻었던 영업망을 보유한 만큼 앞으로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HD현대건설기계 역시 중국 시장 회복을 향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10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판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자금 흐름이 증가됨에 따라 판매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중국사업과 관련해 “중국 전체 건설장비 시장이 올해 하반기 들어 완만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부양책이 본격화 될 것을 대비해 초대형 굴착기, 소형, 휠 굴착기 등 시장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고, 영업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