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방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전략적 업무협약을 다수 맺으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토스와 협업으로 부족했던 수도권 고객 확보를 노릴 수 있고 토스는 플랫폼 수익성 확대는 물론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1금융권과 협업을 통한 안정성 측면에서 가점을 노려볼 수 있다.
▲ 경남은행, 광주은행, iM뱅크(왼쪽부터) 등 은행들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
11일 BNK금융 경남은행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협업해 토스 플랫폼 전용 대출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경남은행은 이를 위해 6일 토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토스가 플랫폼으로서 1금융권과 별도 대출상품을 준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상품은 토스 대안평가정보인 ‘토스 스코어’를 활용하며 추가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토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이번 경남은행과 협력은 플랫폼 기업으로서 더 평등하고 편리한 금융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다”고 말했다.
토스와 협력을 늘리는 지방은행은 경남은행만이 아니다.
DGB금융 iM뱅크는 지난달 토스와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iM뱅크는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뒤 ‘뉴 하이브리드 뱅킹 그룹’을 지향점으로 삼아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 왔다.
JB금융 광주은행은 8월 토스뱅크와 공동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을 출시했다. 함께대출은 출시 2달 만에 이용금액 15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방은행과 토스의 공동상품 출시 및 디지털 플랫폼 확대 관련 협력은 각자 필요한 부분을 메꿔주는 ‘이유 있는 동행’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은 이용자 수가 많은 토스를 활용해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수도권에 인구가 밀접해 있는 국내 특성상 수도권 고객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인구 가운데 수도권 인구 비중은 50%가 넘는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거점 점포가 수도권 바깥에 있다는 한계에 따라 모객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수도권 고객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며 “수도권 점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이용자가 많은 디지털 플랫폼 위주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는 주요 핀테크업체 가운데 가장 이용자가 많은 앱으로 지방은행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토스 애플리케이션의 2023년 12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10만 명으로 국내 금융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1위 수준이다.
▲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지방은행 등과 협업을 늘리며 플랫폼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비바리퍼블리카 사옥 내부. <연합뉴스> |
토스 입장에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가 지방은행과 협력 확대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 앞둔 상황에서 협력 모델이 늘면 플랫폼사로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 수익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플랫폼 수익은 플랫폼사가 제휴사와 협업할 때 발생하는 광고, 대출중개, 카드추천 서비스 등 수익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방은행과 협업 상품이 늘어나면 토스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서 플랫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토스 플랫폼 수익은 활발한 협약 체결 등에 힘입어 별도기준 181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4.8% 증가했다.
1금융권인 지방은행과 성공적 협업 포트폴리오를 쌓아나가는 것은 그 자체로 사업의 안정성을 증명하며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국내 증시 상장 작업을 중단하고 미국 증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르면 연내 미국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