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밸류업에 힘을 실으면서 외국인투자자들도 웃음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4대 금융의 분기배당 확대 기조에 따라 예년보다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외국인투자자들에 배당금 2조7천억 원 규모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외국인투자자는 4대 금융의 실적 호조에 올해 전체 배당금으로 사상 최대인 2조7천억 원 가량을 챙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4대 금융지주의 공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올해 1~3분기 분기배당금으로 모두 2조6317억 원을 지급했다. 밸류업에 따른 분기배당 정책 강화와 순이익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2조1887억 원)보다 20.2% 늘었다.
KB금융은 올해 배당금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실시하면서 각 분기마다 약 3천억 원 가량을 배당했다. 3분기까지 누적 배당금은 89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67억 원)보다 53.3% 늘었다.
신한금융도 올해 들어 매분기 약 2700억 원가량을 배당하면서 현재까지 8201억 원을 주주에게 돌려줬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올해 분기배당금 총액은 각각 5111억 원, 40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분기배당금 전체 증가폭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배당주를 찾는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4대 금융에서 분기배당금으로 1조7166억 원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같은 기간(1조3751억 원)보다 24.8% 증가한 것으로 4대 금융의 1~3분기 배당금의 65.2%에 이른다.
금융지주별로 외국인 배당 규모를 보면 KB금융이 6893억 원, 신한금융이 4995억 원, 하나금융이 3564억 원, 우리금융이 1714억 원 등으로 추산된다. (각 분기 배당기준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 적용)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한국자본시장 콘퍼런스(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KB금융은 올해 분기 배당금이 늘고 외국인 지분율도 높아지면서 3분기까지 외국인에게 배당한 금액이 2023년(4242억 원)보다 62.4% 늘었다.
우리금융은 올해부터 매 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하면서 외국인 배당금이 2023년 같은 기간보다 72.4%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앞서 2023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신한금융(1.5%), 하나금융(-0.8%)은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분기배당 정책에 큰 변화는 없었던 데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으로 유통주식 수가 줄어든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가 연간 챙기는 배당금 규모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이 올해도 가계와 기업대출 증가와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4대 금융의 2024년 1~3분기 누적 합산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14조26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다.
올해 연간 합산 순이익은 17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14조9279억 원)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4년 4대 금융의 연간 현금배당금 총액은 4조2천억 원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3조9791억 원)보다 5.5% 늘어나는 것으로 2022년 사상 최대 배당금 4조416억 원도 훌쩍 넘어선다.
현재 4대 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을 고려하면 올해 4대 금융 배당총액 4조2천억 원 가운데 약 64%인 2조6880억 원이 외국인 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기준 4대 금융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평균 63.13%로 2023년 말(59.64%)과 비교해 3.49%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 외국인 지분율이 78.06%로 가장 높고 하나금융이 68.48%, 신한금융이 61.01%로 뒤를 잇는다. 우리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44.98%로 2023년 말(37.96%)와 비교해 7.02%포인트 뛰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