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구조조정의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MC사업본부의 구조조정 효과를 보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15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MC사업본부에 5714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2분기 말 7016명보다 1302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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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장. |
MC사업본부는 직원감축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감축규모는 1분기 139명(2%), 2분기 305명(4%)에서 3분기 1302명(19%)까지 커졌다.
MC사업본부는 상반기 선보인 플래그십제품 G5의 실패 등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분기 역대 최대규모의 영업손실 4364억 원을 내며 여섯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앞으로도 당분간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MC사업본부는 7월 PMO(프로그램 총괄관리자)조직을 신설하고 영업조직을 가전부문과 통합하는 대규모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직원 1746명을 줄였다.
MC사업본부의 구조조정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급여로 7100만 원을 지급했다. 지금까지 줄어든 인원과 평균급여를 놓고 단순 계산해 봤을 때 내년 한해동안 1200억 원 이상의 인력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말까지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4분기도 좋지 않은 실적을 낼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내년은 고정비 절감효과 등으로 손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MC사업본부는 내년에 매출 11조4900억 원, 영업손실 63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전망치와 매출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지만 손실규모는 절반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MC사업본부 인력이 LG전자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 쪽으로 옮겨간 점도 LG전자 성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LG전자에서 일하는 직원은 3만7873명으로 2분기보다 21명 늘어났다. VC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 직원이 같은 기간 각각 14%, 4%씩 늘어나는 등 사업본부 사이의 인력 재배치가 일어났다.
VC사업본부는 전장부품사업을 담당하고 있고 H&A사업본부는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생활가전사업의 경쟁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은 LG전자가 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인 만큼 인원을 충원해 사업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말 VC사업본부에 4350명, H&A사업본부에 5940명이 근무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LG전자는 MC사업본부만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프리미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여가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 잠재력이 큰 VC사업본부를 통해 2017년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7조9150억 원, 영업이익 1조747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4%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