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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가고 있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4-11-0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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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논어 안연편에 보면 공자와 제자 자공이 나눈 정치에 관한 대화가 나온다. 자공이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묻자, 공자는 "양식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를 든든히 하며 백성들이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3가지 가운데 부득이하게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고 질문하자 공자는 군사라고 했다. 나머지 둘 가운데서는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냐는 물음엔 양식을 버려야 한다고 봤다.
 
[데스크리포트 11월]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나라가 존립하지 못한다(民無信不立)." 

공자가 말한 정치의 정의를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에 빗대 보면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없다는 게 아니라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9%로 취임 뒤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는 10일 겨우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태에서 낙제점인 국민 평가가 나온 것이다. 이는 내각책임제 국가라면 새로 선거를 치러야 할 정도의 수준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보수정당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지지율이 18%에 머물렀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핵심 지지층조차도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니 그를 향한 국민적 신뢰가 사라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국민의힘 공천 개입' 같은 각종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본인까지 직접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최근 통화 육성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나눈 통화 육성은 사흘 간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공개됐다. 윤 대통령의 육성이 여론에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앞으로 나올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더 떨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대통령실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나와 내놓는 공천개입 관련 발언을 보면 여론이 돌아서기도 힘들어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당 국회의원들의 공천개입 의혹 추궁에 “법적·정치적·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며 "덕담 차원에서 건넨 말"이라고 맞섰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 소통을 끊었다는 해명을 내놨는데 당선된 날에 통화한 윤 대통령의 육성이 나왔다. 지난 3일에는 민주당을 통해 윤 대통령이 취임 뒤에도 명씨와 통화했다는 정황을 담은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데스크리포트 11월]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가고 있다
▲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씨.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한 셈인 데다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해명(?)까지 내놓으니 오히려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지금 분노하는 국민들이 비상식적이라는 뜻인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공천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놓고 윤 대통령이 "김영선이 해줘라"라고 했던 육성이 사실은 "김영선이 회 줘라"라는 말이었다는 조롱이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회자될 정도다. 

과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수산시장에서 오염수 방류가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알리려고 생선 수조의 물을 떠 마셨던 사실과 대통령실에서 '바이든 날리면'으로 전 국민을 듣기평가에 내몰았던 일을 빗대어 나온 말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법조인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놓고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건희 특검법안을 두 번이나 거부해온 전례로 볼 때 윤 대통령이 스스로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리라 생각하기 어렵고 결정적 추가 증거가 더 나오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의 위법 여부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국민적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정동력을 완전히 잃을 수밖에 없다. 당장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3분기 0.1%에 불과했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개선할 정책이 나올 리도 만무하고 미국 대선 이후 급변할 국제정세에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온 국민의 노후 안정을 위한 연금개혁은 언감생심이다.

윤석열 정부는 공자가 말한 '양식' '군사' '신뢰'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전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리나라에 겨울이 오고 있다. 박창욱 정책경제·글로벌&기후에너지부장/부국장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2024년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치(셀가중)가 부여됐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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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군주가 조롱 받는 나라,
백성이 핸드폰, 명품백, 와이프 볼멘소리 보다도 더 홀대 받는 나라,
민중이 개돼지 보다도 더 못한 여김을 받는나라

그래도
이번 기회에 서울법대 (로스쿨)가 하향평준화되는 교육적 입시효과라도 있기를 간절히 바람
   (2024-11-04 13: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