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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대 머스크’ 우주사업 경쟁 2막,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추격 시동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10-31 1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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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대 머스크’ 우주사업 경쟁 2막,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추격 시동
▲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설립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발사장 사이트원을 방문해 뉴셰퍼드 발사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루오리진>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다투는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는 우주사업에서도 20년 가까이 경쟁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매출이 급증하며 앞서 나가는 가운데 베이조스 소유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도 보잉사의 관련 사업부 인수를 노리며 추격할 채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준비하는 군사위성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최근 스타십 로켓에 탑재된 ‘수퍼 헤비’ 1단 추진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해 기술력을 과시하며 미 정부 사업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국방부 소속 우주군(USSF)이 이번 달 입찰했던 7억3360만 달러(약 1조118억 원) 상당의 9개 프로젝트도 모두 스페이스X에 돌아갔다. 

스페이스X가 미국 정부 주요 우주사업권을 따내며 블루오리진과 같은 경쟁사에 앞서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매출액은 2023년 90억 달러에서 올해 150억 달러(약 20조7115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우주군 관계자는 스페이스X를 선정한 이유를 “필요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로켓을 보유한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베이조스가 소유한 블루오리진은 상업적 우주 비행을 지원하는 준궤도 및 궤도 로켓을 제조하는 우주 개발기업으로 기대를 모았음에도 스페이스X에 기술력이나 수주 성과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블루오리진은 항공사 보잉이 보유한 우주사업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잉이 미국항공우주국(NASA) 프로그램 매각을 위해 블루오리진에 접촉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장기간 파업과 재무 악화에 놓인 보잉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우주사업 부문을 블루오리진에 매각하는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루오리진이 보잉 우주사업 부문을 인수한다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를 추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블루오리진은 현재 우주 관광사업이 주력 수익원인데 보잉 우주사업 부문을 인수하면 미국 정부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원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조스 대 머스크’ 우주사업 경쟁 2막,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추격 시동
▲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유럽우주국(ESA) 헤라 우주선을 실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로 수백조 원대 자산을 가진 부호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가 우주사업에서 경쟁한 시간은 어느새 20년이 다 돼간다. 

두 사람이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를 세우고 우주사업에 뛰어든 시점은 각각 2000년과 2002년이다. 

이후 다수 로켓 비행과 위성 발사 등 성과를 거두며 민간 우주기업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동시에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는 우주사업을 두고 개인적으로 신경전까지 벌였던 적이 있다. 

최근 NASA가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X를 단독 선정한 일을 두고 블루오리진이 이에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하자 머스크가 바로 그 다음날 조롱조의 게시글을 소셜미디어(SNS) X에 남겼다. 

이렇듯 세계 최고 억만장자 기업인 두 사람이 우주 개발을 가지고 첨예하게 맞붙는 배경에는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투자은행 씨티그룹에 따르면 2021년 3860억 달러(약 532조6천억 원)였던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2040년 1조 달러(약 1380조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루오리진 ‘뉴글렌’이나 스페이스X ‘스타십’ 등으로 알려진 우주발사체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우주산업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 보니 이를 선점하려는 과정에서 세계적 부호 기업가들이 감정적인 언사까지 주고 받았던 셈이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사이 우주사업 경쟁은 정치적 움직임으로까지 나타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는 7월 선거 유세에서 총격을 당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직접 연락해 위로의 말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 또한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1억 달러가 넘는 선거 자금을 댔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우주 사업에 유리할 거라 판단되는 후보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펼치는 모습이다. 

결국 블루오리진이 보잉을 인수할지 여부와 미국 차기 정부의 행보에 따라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사이 우주사업 경쟁 2막이 어디로 흘러갈지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루오리진은 NASA에 납품을 노리고 로켓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스페이스X에 맞서고자 한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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