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5년 서울특별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서울시정에 주력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앙정계에 목소리를 키우면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중진들과 정기적 모임을 결성하면서 차기 대권을 위한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들어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권영세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이른바 '5인회'를 구성해 앞으로 세미나와 조찬 모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남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5인회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 벌어진 갈등을 지적하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한 현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며 친윤(친윤석열)계과 친한(친
한동훈)계가 아닌 제3세력 출범의 신호탄을 쐈다.
오 시장을 비롯한 5인의 중진 정치인들은 "정권쟁취에 몰두한 야당이 특검에 전념한다고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라며 "대통령실 역시 출범 당시의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을 해결하는데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최근 김건희 여사 이슈로 타격을 입은 친윤(친윤석열)계가 정권 반환점을 돌게 되면 이합집산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차기 대권주자들이 이 지점을 바라보고 행동에 나선 것으로 바라본다.
정치평론가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인회 모임은 인지도로 비춰볼 때 누가봐도
오세훈 시장이 주도한 것으로 비쳐진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갈등이 지나치다는 국민여론이 조성된 것을 보고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차기 대권 주자들은 지금이 움직일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오세훈 시장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흐름을 타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읽힌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30일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치인 가운데
한동훈 대표는 18.6%,
오세훈 시장은 5.2%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조사는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10월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이상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선전화 번호를 활용(RDD)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전체 응답률은 2.5%다.
주목할 대목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20.7%의 지지를,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의 지지를 받았는데 한 달 사이에 두 사람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 역시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9월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선전화번호를 활용(RDD)한 자동응답(ARS)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전체 응답률은 2.3%다.
▲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 시정에 집중하면서 중앙 정계를 향한 목소리는 시나브로 키워가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안정적 정치기반을 다지는데 힘을 쏟으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지난해에는 국민의힘 서울시당 소속 당협위원장들과 한 명씩 만나 정례회동을 가졌고 2023년에는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당권 주자들과 막걸리 회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 들어서는 4·10총선 직후 낙선자를 위한 식사자리도 마련하면서 점진적으로 존재감을 알려왔다.
오 시장은 이번 5인회 결성으로 본격적 외연확장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5인회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오 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면이 있어 단단한 결속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재선을,
권영세 의원은 차기 당권을,
나경원 의원은 차기 서울시장을,
김기현 의원은 영향력을 키우는 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당내 중진모임인 5인회를 시작으로
한동훈 대표와 본격적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당내 세력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성필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부위원장은 MBC라디오 '성지영의 뉴스바사삭'에 출연해 "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해 5인회 모임을 결성함으로써
한동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몸풀기에 본격적 시동을 걸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