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4-10-21 16: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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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뇌졸중 특화 의료인공지능(AI) 진단기업 제이엘케이가 미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성공적으로 다지고 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올해에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3건의 품목승인을 받았다.
▲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이사(사진)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김 대표가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미국에 안착한다면 최근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줄어든 매출을 단숨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매출만 발생하고 있는 제이엘케이가 2025년에는 해외로도 발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이엘케이는 6월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JLK-프로스테이트)으로 첫 FDA 승인을 받은 이후 10월에만 2건 더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다. 2일에는 뇌졸중 대혈관폐색 검출 솔루션(JLK-LVO)이, 17일에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혈관재개통 시술결정 솔루션(JLK-CTP)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제이엘케이는 2019년 국내 의료 AI기업 가운데 제일 먼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비슷한 사업모델을 갖춘 루닛과 뷰노에 비해 FDA 승인은 가장 늦었다. 루닛과 뷰노는 각각 2021년과 2023년 FDA 승인을 받았다.
김 대표는 제이엘케이 창립 초기부터 함께한 인물인데 FDA 승인이 늦어지면서 조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일본 도쿄대에서 뇌 공학을 연구한 이후 창립 3년차인 2016년부터 제이엘케이 대표이사로 합류해 지금까지 대표 자리를 맡고 있다.=
제이엘케이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20년 45억 원에서 2023년 25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미래 성장성이 중요한 사업이라고 해도 같은 기간 루닛 매출은 14억 원에서 251억 원, 뷰노 매출은 13억 원에서 133억 원으로 확대됐기에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비교됐다.
김 대표로서는 반등의 계기가 절실했는데 다행히 하반기 연달아 좋은 소식을 알리며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
▲ 미국은 의료 수가가 높아 같은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미국 시장은 보험 수가가 높아 김 대표로서는 꼭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다.
올해 1월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중에서 최초로 건강보험 비급여 적용을 받은 제이엘케이의 뇌경색 진단 보조 솔루션(JLK-DWI)은 건당 진료비가 1만8100원이다. 병원에서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비용(회당 1만8100원)을 환자에게 청구해 납부받을 수 있다.
같은 제품을 미국에 공급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건당 진료비는 미국이 1040달러(약 140만 원)로 한국(1만8100원)의 약 77배이다. 뇌졸중 진단 분야 1위 기업인 비즈AI는 2023년 약 1천 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경쟁 기업에 비해 미국 진출이 늦었지만 뇌졸중의 모든 솔루션을 갖추고 있는 점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엘케이는 현재 CT 7종, 자기공명영상(MRI) 6종 총 13개 뇌졸중 AI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AI기업 래피드AI와 이스라엘 AI기업 비즈AI는 CT 기반 솔루션만 보유하고 있다.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보험에 등재되어야 비로소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미국에서 매출을 발생키시키기 위해 미국 보험 수가를 적용받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책정한 매출 발생 시기는 2025년 3분기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환자 진료 이외에도 연구나 임상용으로도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독 모델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패키지 형태로 여러 형태의 모델을 섹션별로 묶거나 대표 솔루션을 묶어 각각 구독 모델을 마련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엘케이는 올해 안으로 추가 FDA 승인도 노린다. 올해 안에 2~3개 솔루션을 FDA에 인허가 신청하기로 했으며 1~2개 정도 추가 인허가 승인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미국 진출을 위해 투자 실탄도 마련해 뒀다. 480억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초과 청약달성했다. 이는 2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1963억 원)의 24.3%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미국 진출을 위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