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휴젤이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제제 시장인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대웅제약과 매출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은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했던 대웅제약과 달리 메디톡스와의 분쟁 탓에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최근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돼 미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힐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 14일 미용 의료업계에 따르면 휴젤(사진)이 미국에 보톡스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올해 보톡스 수출 확대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휴젤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769억 원, 영업이익 155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7.90%, 영업이익은 32.09% 늘어나는 것이다.
이미 올해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이런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휴젤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보톡스의 수출 확대가 꼽힌다.
휴젤은 보톡스와 히알루론산 필러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53.8%가 보톡스에서 나온다.
실제 휴젤은 2분기 308억 원 규모의 보톡스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면서 1년 전보다 수출 규모가 62%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이 954억 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보톡스 수출이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휴젤이 연말부터 미국에서 보톡스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런 수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보툴리눔 톡신제제 레티보와 관련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7월에는 현지 판매를 위한 파트너사까지 선정했다. 하지만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절취 관련 논란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다.
앞서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제제 기반이 되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절취했다며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휴젤과 휴젤아메리카, 크로마파마 등을 제소했다.
국제무역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예비심결에 이어 최종심결에서도 휴젤이 관련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휴젤이 패소했다면 미국의 휴젤 제품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져 진출이 연기됐겠지만 이와 같은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다.
▲ 휴젤이 미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3년 안에 미국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은 휴젤의 보톡스 제품 이미지. <휴젤> |
이번 판결은 휴젤이 미국에서 매출을 일으키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웅제약이 지난해 상반기 보톡스 매출 기준으로 휴젤을 소폭 앞선 것은 사실상 미국 매출 덕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보톡스 시장 규모는 47억4천만 달러(약 6조4천억 원)로 전세계 시장 규모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각사 2023년 반기보고서를 종합하면 대웅제약은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보톡스로 753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국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휴젤은 744억 원으로 대웅제약의 뒤를 이었다.
2023년 연간 기준으로는 휴젤이 보톡스에서 매출 1685억 원, 같은 기간 대웅제약이 1408억 원의 매출을 내며 휴젤이 1위를 탈환했지만 대웅제약과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휴젤과 달리 미국에만 먼저 진출한 상태였다. 3대 보톡스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휴젤과 달리 아직 품목허가만 신청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휴젤이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것은 대웅제약과의 매출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휴젤은 앞으로 3년 안에 미국 보톡스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미용의료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톡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만큼 해외 진출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특히 보톡스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국내 보톡스 기업들이 모두 미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