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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89만 원으로 인상, 짙어지는 '승자의 저주' 그림자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10-11 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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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선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인상을 단행했다. 

영풍그룹 한지붕 아래 75년 동안 공동 경영을 이어온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의 갈등에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누가 이기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89만 원으로 인상, 짙어지는 '승자의 저주' 그림자
▲ 11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기존 주당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영풍-MBK 측과 최 회장 측 중 어느쪽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고려아연은 11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83만 원에서 주당 89만 원으로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320만9009주)에서 약 17.5%(362만3075주)로 늘렸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가 기존 약 2조6635억 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오는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가 인상은) 고려아연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주의 평등원칙을 실현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며 "최근 주가 급등과 공개매수 이후 주식가치 하락 등으로 영향을 받게 될 주가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 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그 뒤 주가가 66만 원 안팎으로 오르자 같은달 26일 공개매수가를 75만 원으로 높였다.

이에 맞서 최윤범 회장 측이 이달 2일 주당 83만 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들어가자, 영풍·MBK 측도 지난 4일 다시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상향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가격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고려아연·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를 놓고 MBK가 고려아연의 추가 공개매수가 인상을 막는 동시에 이번 경영권 경쟁에서 승리하고도 높은 가격에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큰 후유증을 겪는 '승자의 저주'의 책임을 고려아연 측에 떠넘기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장기적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결국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그 뒤 이슈에 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 측은 금융 당국의 경고성 발언과 과열 경쟁 우려 여론에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승부수'를 이날 던진 셈이다.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이 오는 14일로 고려아연보다 9일 더 빠르기 때문에 같은 공개매수가라면 영풍-MBK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영풍-MBK 측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개시 전 주당 50만 원대 시가를 형성했던 공개매수가가 89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누가 경쟁에서 승리하든 고려아연은 재무건전성과 미래 사업 투자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최 회장 측 공개매수가 인상 결정에 영풍-MBK 측은 즉시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천억 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라며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천억 원의 부채를 떠 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주주들에게는 재무적으로 더 나빠진 회사가 남겨지고, 회사 성장을 위해 사용해야 할 귀중한 재원이 소모돼 회사의 미래도 그만큼 불투명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 설명서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에 필요한 현금 약 3조6852억 원 가운데 약 3조230억 원을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차입 기간을 채우면 단순 계산한 이자 비용만 17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영풍-MBK 측도 경영권 인수를 위해선 차입금 관련 이자비용으로만 약 800억 원이 들어간다.

이날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3만 원에서 3만5천 원으로 인상했다. 

앞서 영풍-MBK 측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주당 2만 원에 영풍정밀 주식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에 대한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영풍정밀 주가가 2만 원 이상으로 오르자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2만5천 원으로 상향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 최기호 명예회장과 영풍그룹 창업주 고 장병희 명예회장이 함께 세웠다.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경영을 맡고 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최 회장 측과 장씨 일가 사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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