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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본 솜포케어 사례로 엿본 보험사 요양사업 미래, 데이터에 답 있다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4-10-02 16: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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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본 솜포케어 사례로 엿본 보험사 요양사업 미래, 데이터에 답 있다
▲ 카즈히로 사이토 솜포케어 시니어 매니저가 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 KIDI 보험미래포럼’에서 사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금까지 요양 사업은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근거에 입각한 요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시각화가 중요하다.”

카즈히로 사이토 솜포케어 시니어 매니저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 KIDI 보험미래포럼’에서 '데이터 기반 요양사업'을 주제로 한 사례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이토 매니저는 이날 데이터 기반 요양서비스와 ‘퓨처케어랩(Future Care Lab)’ 관련 실제 요양 현장 도입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퓨처케어랩’은 솜포케어가 보유한 연구시설로 데이터 기반 요양사업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사이토 매니저는 “솜포케어는 ‘아날로그적인 것도 요양 테크놀로지’라고 보고 요양 서비스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요양 시설 근무자들의 부담을 더는 것도 기술적 영역으로 본다”며 ‘케어 테크놀로지’를 포괄적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퓨처케어랩은 요양현장에서 느끼는 실무적 수요와 개발기업의 공급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목표로 한다.

이날 발표에서는 퓨처케어랩에서 개발 및 서비스한 구체적 사례로 고령자용 목욕 장비, 수면 측정기 등이 소개됐다.

솜포케어는 데이터 기반 요양업 생산성 개선 솔루션 ‘에가쿠(Egaku)’를 개발해 자체 사업 효율성 향상은 물론 다른 사업장에 판매하며 수익화 모델을 만든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각 요양 시설에서는 ‘에가쿠’로 장기요양 수급자의 식사 횟수와 식사량, 화장실 이용 횟수, 배설량, 호흡·심장박동수 등 데이터를 모아 자체 구축한 ‘리얼 데이터 플랫폼(RDP)’에 입력한다.
 
그리고 요양 시설에서는 수집한 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개별 맞춤형으로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돌봄을 진행한다.

그 뒤 실제 돌봄을 진행하며 발생한 데이터를 다시 축적하며 초고도 개인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순환한다.

이날 사이토 매니저는 발표 시작과 끝인사를 한국어로 준비하는 등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알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일본 요양산업은 한국의 10배 수준인 약 128조 원 규모로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일본 요식업 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요양시장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17% 성장을 거듭하며 11조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아직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다만 한국 요양시장도 지속적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전체가 노인이 되는 2028년 이후 요양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보험사들은 이미 기존 보험사업 영역 성장둔화에 대응해 요양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보험그룹 ‘솜포(SOMPO)홀딩스’가 보유한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솜포케어’가 요양사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솜포케어의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솜포홀딩스는 2015년 인수합병으로 관련 업체들을 흡수하며 2024년 3월 기준 일본 요양시장 매출 2위, 시설규모 1위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솜포홀딩스는 총자산 약 135조 원 규모의 일본 최대 보험그룹이다.

요양시장 진출 시작은 솜포케어를 출범한 2015년으로 일본 요양시장이 2000년 한국의 장기요양보험과 유사한 제도 도입을 계기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진출했다고 보긴 어렵다.

솜포케어는 2016년 적자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이후 매출액과 이익 모두 꾸준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솜포케어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기준 6~8%로 동종업계 평균 이익률(3~5%) 대비 높은 수준이다.

사이토 매니저는 “다만 솜포케어는 매출 성장 속도보다 수익률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며 “이는 요양보호사 등 인원들의 사회적 지위 확보를 위해 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보험사들도 요양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다. 보험 상품 판매로 축적한 데이터 활용 및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KB라이프생명은 자회사로 KB골든라이프케어를 편입하고 생명보험 업계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에 KB손해보험이 세운 회사다. 도심형 프리미엄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인요양시설인 빌리지와 주야간보호서비스인 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주야간 보호시설인 강동케어센터를 처음 설치한 뒤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열었다.

특히 KB골든라이프케어는 솜포홀딩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솜포케어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중장기 성장방안 가운데 하나로 시니어사업을 선택하고 올해 들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월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의 회사이름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바꾸고 시니어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2025년까지 고령자를 대상으로 금융과 문화예술, 레저스포츠, 의료·헬스케어 등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을 경기 하남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버타운 이외에도 2028년까지 해마다 요양시설과 데이케어센터를 설치하면서 시니어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현장] 일본 솜포케어 사례로 엿본 보험사 요양사업 미래, 데이터에 답 있다
▲ (왼쪽부터) 박리노 보험개발원 인슈어테크팀장, 이정용 한국보험신문 대표, 고은경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 프란체스카 볼프 스위스리 수석책임자, 카즈히로 사이토 솜포케어 시니어 매니저 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 KIDI 보험미래포럼’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사들은 요양사업 수익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일본 시장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포럼 솜포케어 발표에도 보험과 요양사업 시너지 효과 등 보험사 실무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며 높은 관심도를 증명했다.

솜포홀딩스는 생명보험과 요양서비스를 한 카테고리 안에서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연계 사례를 더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일본 솜포케어는 스마트 데이터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하며 영리사업으로 진행, 시장 전체적으로는 요양 품질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보험 본연의 업무인 보장뿐 아니라 보험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 개발 등이 대형 보험사 등 사업자들이 요양사업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역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미래포럼은 고령화, 저성장 등 보험산업 고질적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 디지털 대전환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행사로 보험개발원 주관한다. 올해 4회차를 맞았다.

이번 포럼에서는 보험개발원과 보스턴컨설팅그룹, 스위스리, 일본 솜포케어에서 발표자로 참여해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험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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