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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이어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적신호, 이재용 '분사 카드' 꺼낼지 주목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9-19 14: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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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이어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적신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분사 카드' 꺼낼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를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이 ‘승자독식’ 구조로 점차 굳어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메모리반도체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파운드리 사업에 쏟아부어왔지만, 여전히 수 조 원의 적자를 내며 선두주자인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사업부 분사를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 상 독립 회사로 떨어져나가야 외부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1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인텔이 올해 상반기에만 누적 영업손실 53억 달러(약 7조3천억 원)를 내던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도 인텔처럼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는 2023년 약 2조94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 가운데 약 2조 원의 손실이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도 1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점유율도 대만 TSMC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보면 TSMC는 62%, 삼성전자는 13%로, 격차가 49%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폭이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던 최점단 공정인 3나노 수율(정품 비율)도 20~30% 정도로, TSMC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파운드리에서 TSMC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를 사업 구조에서 찾는 시각이 존재한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를 슬로건을 내세우며 반도체 위탁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인텔과 같은 종합반도체 기업이다. 스마트폰과 시스템반도체 설계 등 다양한 사업을 갖추고 있어 대부분의 반도체 고객사와 직접 경쟁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고객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때 기술 유출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대규모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야 하는 이유로 계속해서 거론돼왔다.

미국 AMD도 2008년 반도체 제조부문을 글로벌파운드리로 분사했다.
 
인텔 이어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적신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분사 카드' 꺼낼지 주목
▲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산업에서 TSMC의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해 독립회사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인텔의 구조조정은 이 회장의 경영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부를 분사하는 특단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인텔의 파운드리 분사는 삼성전자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텔과 삼성전자는 각각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반도체에서 번 돈으로 파운드리에 투자하고 있는 비슷한 구조"라며 "이는 조직 내 경영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제는 파운드리사업부가 독자적으로 생존하도록 결단할 시기가 왔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인력 측면에서도 분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와 함께 증시에 상장한 뒤 해외 고급인력을 대거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메모리반도체 업계 강자로 군림했던 만큼, 메모리에서는 최고의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파운드리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메모리반도체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 인력들이 파운드리로 옮겨왔지만, 공정 기술력 차이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에서 돈을 벌어 매년 15조~20조의 파운드리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존 메모리사업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일괄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 전략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는데, 파운드리가 분사하면 오히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 반발도 있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하면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설비투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인텔 파운드리사업부가 분사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대규모 투자를 받게 된다면, 삼성도 파운드리 분사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다만 분사 결정은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분사한다면 오히려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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