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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오늘의집 재무건전성 우려 신속대응, '티메프 삭풍' 판매자 이탈 막는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08-29 1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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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과 식재료 플랫폼 컬리가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부정적 소문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로 소위 '자금난이 의심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판매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컬리 오늘의집 재무건전성 우려 신속대응, '티메프 삭풍' 판매자 이탈 막는다
▲ 컬리는 최근 채무 누적으로 인한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설 등이 제기됐다. 사진은 김슬아 컬리 대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페스타' 에서 발언하는 모습. <컬리>

판매자들이 자금난을 염려해 플랫폼에서 떠나면 플랫폼 본연의 역할이 한순간에 마비돼 사업이 실제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빠른 대응의 이유로 꼽힌다.
 
29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늘의집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자금난' 의혹을 떨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컬리는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김슬아 대표이사의 해외 도피설을 놓고 즉각적으로 반박하며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조치를 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컬리의 채무가 누적된 상태며 김슬아 대표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등의 추측성 글이 개제된 데 따른 것이다.

오늘의집 역시 최근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8천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오늘의집이 28일 업계 최초로 ‘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런 소문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오늘의집은 기존 월 2회 정산 시스템을 개편해 매일 정산된 판매금액을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개편된 시스템을 통해 2만6천여 곳의 입점업체들의 자금회전이 빨라지며 선정산 대출로 인한 이자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오늘의집은 기대하고 있다.

오늘의집은 티몬·위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입점업체 1만400여 곳에 판매대금 675억 원을 조기정산하며 판매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컬리와 오늘의집의 신속한 대응은 이커머스 플랫폼 경쟁력의 원천이 신뢰라는 점을 인식한 판단으로 여겨진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가 보여준 교훈은 플랫폼의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점이었다.

플랫폼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판매자들의 입점이 늘어나게 된다. 판매자들이 늘어나면 플랫폼의 질적·가격적 경쟁력이 높아지며 고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플랫폼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

반면 플랫폼이 신뢰를 한 번이라도 잃게 되면 이를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신뢰도 하락으로 고객과 판매자들의 이탈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현금흐름이 순식간에 막혀 플랫폼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티몬·위메프의 정산금 지연이 발생한지 불과 한 달 만에 큐텐그룹이 사실상 와해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티몬과 위메프가 수년 동안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 탓에 정산금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만큼 현재 재무제표상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이머커스 플랫폼 역시 소비자와 판매자 양측으로부터 불신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컬리 오늘의집 재무건전성 우려 신속대응, '티메프 삭풍' 판매자 이탈 막는다
▲ 오늘의집은 8천억 원에 육박하는 자본잠식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은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버킷플레이스>

이러한 불신에 따라 재무건전성에 대한 업계 안팎의 각종 소문이 확산되면 판매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빠르게 플랫폼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빠른 대응과 안정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최근 컬리와 오늘의집이 이러한 '부정적 소문'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이유는 바로 이들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창사 9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다시 별도기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결손금도 2조 원이 넘는다. 컬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선이 여전히 거둬지지 않는 이유다.

컬리의 정산주기가 길어진 점도 이러한 소문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 컬리는 올해부터 정산기간을 최대 20일까지 늘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컬리 역시 판매자들에게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오늘의집 역시 재무적으로 좋지 않다.

오늘의집은 지난해 매출 2402억 원, 영업손실 175억 원, 자본총계 -7989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매출 1828억 원, 영업손실 516억 원, 자본총계 –7515억 원을 냈다. 부채규모는 늘어났고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재무제표상의 적자 규모만으로 해당 플랫폼의 재무안정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컬리와 오늘의집은 재무제표상 부채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회계상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컬리와 오늘의집과 같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투자를 유치한 비상장사는 상환전환우선주가 부채로 분류되며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부채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실제 재무상황과는 다르게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오늘의집은 8월 상환전환우선주 2만9997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수백억 원의 부채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도 보통주 전환이 예정된 만큼 장부상 부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으로 오늘의집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태의 근본 원인은 컬리와 오늘의집의 지속적인 영업손실이다. 현재의 내부적 자본상황과 별개로 영업이익을 창출해야 판매자와 구매자들의 신뢰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물류센터 2개가 설립됐으며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출시하는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되 외형확대에 조금 더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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