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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실적 좋아도 ‘속앓이’, 피크아웃·매각·동맹 ‘3중 위기’에 직면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8-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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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32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경배</a> HMM 실적 좋아도 ‘속앓이’, 피크아웃·매각·동맹 ‘3중 위기’에 직면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해운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 가시화로 실적 호조세에도 웃을 수만은 없는 형편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호조세에도 웃을 수만은 없는 형편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라 업황이 이른바 고점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업계에 퍼져 있다.

회사의 민영화와 새로운 해운동맹 결성 등과 관련해서도 김 사장이 쉽게 손댈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HMM이 올해 하반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 전망에 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늘고 있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컨테이너선박 신규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해운시장의 공급 과잉이 가시화하며 업황이 꺾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업황은 이미 2022년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 아웃’ 국면에 들어서 선사들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부진을 경험하기도 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2022년 5109.60포인트까지 올랐다 지난해 3월 906.55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쳤다. 

다만 예멘을 근거지로 하는 후티 반군의 홍해 지역 군사 행동으로 수에즈운하가 봉쇄된 뒤 업황은 반등했고 선사들의 실적도 다시 호조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변수를 제외하면 이미 선복 공급이 과잉인 상태인 만큼 해운업황이 조만간 피크 아웃에 다시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두권 선사 중심으로 2027~2028년 인도 가능한 컨테이너선 발주가 진행 중”이라며 “선사들 사이 선복량 경쟁이 시작됐다고 판단되며 해운시장 수급은 점진적으로 공급 우위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배 사장이 직면한 불확실성은 비단 업황에 관한 것뿐만이 아니다. 회사의 새 주인을 찾는 일과 새로운 동맹을 결성하는 일 모두 매우 중대한 과제이면서 동시에 해법을 찾기 어려운 난제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KDB산업은행을 대주주로 하는 채권단 관리체제 회사의 수장이란 한계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한 측면도 있다. 임기도 1년으로 짧아 내년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전권을 위임 받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대표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이 HMM의 중장기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기에도 당연히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HMM으로서는 민영화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겨룰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큰 상황이지만 새 주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 

HMM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의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에 HMM을 매각하려 했지만 올해 초 협상이 결렬됐다. 그 뒤 인수할 주체를 찾는 일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율은 각각 30.87%, 30.38%다. 최근 HMM의 시가총액이 13조 원 넘는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을 현재 주가 수준에 인수하더라도 8조 원 가까운 금액이 필요하다. 

게다가 대주주 두 곳은 HMM 보통주 2억7600만 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HMM을 인수하려 한다면 추가 자금 여력이 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몸값을 감당할 만한 대기업집단은 손에 꼽을 정도로 좁혀진다. 다만 이들 역시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며 기존 사업의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상황인 만큼 막대한 자금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기존 사업과 접점이 많지 않은 해운사업에 뛰어들 유인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새로운 해운동맹을 결성하는 일도 김 사장이 떠안은 난제 가운데 하나다.

HMM은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 등과 함께 ‘디얼라이언스’란 이름의 해운동맹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디얼라이언스 최대 선사인 하팍로이드가 2025년 2월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새로운 해운동맹 ‘제미나이’를 결성하면서 디얼라이언스에는 상당한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해운분석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2일 기준 하팍로이드의 선복량 점유율은 7.2%로ONE(6.4%), HMM(2.8%), 양밍해운(2.3%)보다 많다. 디얼라이언스로서는 해운시장 영향력을 상당 부분 잃게 되는 셈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32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경배</a> HMM 실적 좋아도 ‘속앓이’, 피크아웃·매각·동맹 ‘3중 위기’에 직면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해운동맹은 선사들이 운항 일정을 맞추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글로벌 협의체다. 운항 일정이 다양해져 화주를 상대로 한 영업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과 운임 방어에도 유리하다.  

하팍로이드의 이탈에 따른 공백을 채우지 못하면 디얼라이언스의 선복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운항 노선의 다양성이 약화해 운임 경쟁력이 낮아지고 유럽 지역 화주들에 대한 영업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디얼라이언스가 새로운 멤버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복량 기준 10위권의 선사들은 대체로 해운동맹에 속해 있거나 앞으로 속하게 되는 곳이다. 

해운동맹에 속하지 않은 MSC는 선복량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선사다. 독자적으로도 해운동맹 이상의 선복량을 지닌 셈이다. 
 
선복량 점유율 9위인 이스라엘 짐(2.5%)이나 11위 대만 완하이해운(1.7%) 등이 그나마 현실적 포섭 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해운동맹에 편입한다 해도 하팍로이드의 공백이 채워지지 않는 데다 완하이는 아시아 근해 중심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편입의 실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 앞에 놓여 있는 여러 난제들은 김 사장이 향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기 성장정략에 관한 구체적 세부안 마련이 미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사장은 컨테이너 선복량 규모를 2024년 92만TEU(84척)에서 2030년 150만TEU(130척)까지 늘리고 벌크선 선복량을 2024년 630만DWT(36척)에서 2030년 1228만DWT(110척)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2030년 중장기전략’을 제시한 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그에 관한 세부적 실행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반기가 끝난 뒤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 시점에도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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