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하반기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을 넘어, 3조 원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해 실적 기대치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크래프톤이 기존 예상을 크게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낸 영향이다.
이날 리포트를 낸 증권사 15곳의 실적 전망치 평균을 종합하면 크래프톤은 올해 매출 2조6925억 원, 영업이익 1조126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난하게 올해 매출 '2조 클럽'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분석되는 셈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106억 원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2조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안타증권은 크래프톤이 올해 매출 3조929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가장 낮은 수준을 제시한 한국투자증권도 매출 예상치를 2조4380억 원으로 잡고 있다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에 이날 크래프톤 주가는 12.97% 급등해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47.0%로 집계됐다. 앞서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넥슨(37%), 넷마블(14.2%) 등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크래프톤은 2018년 주요 캐시카우인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 46.8%를 기록하면서 전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추가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하는 데 성공해 증권가를 깝짝 놀라게 했다.
▲ 핵심 IP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PC와 모바일 부문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크래프톤은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골약하며 IP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실적 의존도가 높아 '원게임리스크'에서 벗어나는 것이 김창한 대표의 주요한 과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핵심 IP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성공하면서 크래프톤과 배틀그라운드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제 크래프톤에 '원게임 리스크'가 아니라 오히려 프리미엄을 줘야한다"며 "배틀그라운드 IP가 초대형 IP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상반기 배틀그라운드 IP의 성과와 외부 지분, 퍼블리싱 투자를 확대하면서 크래프톤이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김창한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과 그동안 출시했던 신작들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통감한다"며 "경영부진이 이어질 경우 임기 만료 전이라도 용퇴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제 2의 배틀그라운드 찾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며 매출이 점차 둔화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김 대표가 2022년 게임 타이틀 기본 계정 무료화를 단행하고 꾸준한 업데이트와 다양한 콜라보 이벤트 등으로 이용자들을 불러 모으면서 현재까지 높은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IP가 버텨주고 있는 가운데 차기작인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inZOI)'가 올해 하반기 출시돼 실적 확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크앤다커모바일은 11일까지 글로벌 테스트를 마쳤으며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10월 캐나다에서 소프트 론칭(제한된 고객에게 제공)한다. 인조이는 3분기 인플루언서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게임플랫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실시한다.
두 게임 모두 21~25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에 출품됐으며, 인조이는 부스에서 처음으로 시연을 진행하는 만큼 8월 내에 신작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