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08-08 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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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저축은행이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을 늘렸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권을 둘러싼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는데 하반기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의 리스크관리 역량이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가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KB금융그룹 >
8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실적발표 자료를 종합하면 KB저축은행은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늘었다.
KB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32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122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신한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흑자 규모가 45억 원 줄었다. 하나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손실 36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 26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순손실 280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다만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는 불안감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저축은행 실적을 분기별로 나눠 살펴보면 1분기에는 순이익 113억 원을 거둔 반면 2분기에는 순손실 81억 원을 냈기 때문이다.
1분기 반영됐던 대규모 부실채권(NPL)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점이 2분기 적자로 돌아선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충당금 전입 규모 증가도 2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KB저축은행은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앱액으로 241억 원을 쌓았다. 1분기 109억 원과 비교해 121% 늘어난 것이다.
KB저축은행의 ‘적자탈출’을 과제로 안고 있는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가 하반기 리스크관리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다.
서 대표는 올해 1월부터 KB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KB저축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 부담의 여파로 906억 원에 이르는 순손실을 냈던 만큼 서 대표의 임기 첫 해 최대 과제는 리스크관리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꼽혔다.
저축은행업권이 하반기 부동산PF 사업장 청산 관련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점도 서 대표의 리스크관리 중요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8월 말까지 부동산PF 재구조화·정리 기준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은 적지 않은 부동산 PF·브릿지론, 토지담보대출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PF대출과 브릿지성 토지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2337억 원, 1831억 원 규모로 전체 대출금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및 브릿지론 규모는 266.5%에 이른다.
▲ KB저축은행이 상반기 순이익 32억 원을 내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이 같은 부담 요인을 반영해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 KB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하기도 했다.
서 대표의 첫 해 성과는 KB금융지주 전체 실적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
KB금융 역시 다른 지주들과 마찬가지로 비은행 기여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한금융지주와 더욱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은 계열사의 실적 개선도 순위 경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 대표가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유일한, KB저축은행에서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점도 성과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선임 당시 “서혜자 전무는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한 여성 후보자로 그룹 내부통제 체질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무를 거쳤다”며 “계열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춰 리스크와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국민은행에서 대봉동지점장, 송현동지점장, 시지지점장, 인재개발부장, 지역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이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준법감시인 상무, 전무 등을 역임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