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에서 내부 균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8월국회에서 이를 이용해 특검법안 처리에 힘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트>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지도부가 강조하던 단일대오가 채 상병 특검법안 재의결에서 이탈표 발생 이후 틈이 벌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놓치지 않고 8월 국회에서도 특검법안 처리에 힘주며 정치적 의혹을 놓고 공세를 강하게 걸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7월 국회 종료뒤 곧바로 8월 임시 국회를 연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또 다시 좌초된 채 상병 특검법안 재발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뒤 재의결 과정에서 여권 내부의 이탈표가 나온 것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채 상병 특검법안 부결 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안 재의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두 들어왔는데 104명이 반대했다”며 “조금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이탈표가 나온 것을 두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의 후폭풍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동훈 대표 취임 직후 이뤄진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늘어난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7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당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도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한 단속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7월31일 YTN 라디오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최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를 만난 것은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우려사항을 전달하고 단속하는 차원의 만남이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024년 7월24일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들을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 초청해 만찬을 가진 모습. <대통령실> |
좌초된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된 국민 여론이 국민의힘에 부정적인 것도 소속 의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올해 6월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채 상병 특검법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63%로 압도적이었던 것이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필요없다’는 응답보다 높았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50%로 '필요 없다'는 응답 34%보다 두 자릿수 이상 앞섰다.
민심의 향배에 민감한 수도권 국민의힘 의원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도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런 국민 여론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의 정치적 역학관계도 국회 표결의 단일대오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를 중심으로 제3자 추천방식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당내 갈등이 표면화되고 단일대오에 틈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런 가능성을 십분 활용해 채상병 특검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채 상병 사망 수사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추진 과정에서 부각됐다. 이런 점 때문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치적 공격 드라이브를 함께 걸 수 있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 대표가 채 상병 사건과 관련된 임성근 사단장 구명을 도왔다는 녹취록이 제기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당시 7월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특별하게 자신을 과시할 필요가 없는 인물들의 통화에서 밝혀진 구명로비와 인사개입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VIP의 정체가 김건희 여사라면 순직 해병 사건의 성격은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수사외압과 국정농단 게이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도 내용을 살펴보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불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이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관련사건’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은 차례로 드러나는 의혹들을 쌓아올리면서 국민의힘의 내부 균열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채널A '뉴스A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힘으로서 치명적 부분은 채상병특검법을 재의결하는 과정에서 말없이 이탈이 나왔다는 것이다"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한 사람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밖에 없는데 최소 2명이 더 이탈을 했다는 것은 당내 상황에 따라 이탈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아울러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의혹과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인사들 중에서도 이건 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며 "민주당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의 반응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6월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2023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치(셀가중)가 부여됐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