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의 성장 궤도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가운데 사법리스크도 일부 해소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이익 체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최대 과제로 여겨지는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호실적을 이끌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29일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올해 3조7천억 원대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2조687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익추정치를 높이면서 목표주가도 속속 상향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실적을 두고 이익체력 자체가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분기 1조 원 이상의 연결 순이익은 이전에도 기록한 적이 있지만 2개 분기 연속은 처음이다”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분기 1조 원의 연결 순이익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부문 강화 방향성도 한층 더 명확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양재혁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부문장(CSO)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강화 전략 관련 질문에 “(비은행 계열사들이) 자체 경쟁력, 본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체계를 잡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은 스스로 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이나 투자 제휴도 필요하다”면서도 “외형 경쟁보다는 실질적으로 자생력이 있고 그룹 내 시너지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측면에서, 자본 효율성까지 고려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강화 방향성이 '내실성장'에 맞춰져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인데 실적발표 당일 보험계열사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에 총 3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이런 방향성을 뒷받침한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빈 곳은 없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보험사, 카드사 등의 규모가 작아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안으로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처럼
함영주호가 순항하고 있는 데다 최대 과제로 꼽히는 비은행 부문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한 만큼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함 회장은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당시 은행장이던 함 회장에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금융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3년이 지나기 전에는 금융권에 취업할 수 없다.
함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를 임기 만료일에서 최소 3개월 이전에 시작하라고 권고한 만큼 하나금융 회장 승계절차는 올해 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승계절차 개시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