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그룹 대표 상장사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 구속으로 미래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서 당분간 주가 반등 기회를 쉽사리 잡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7.81%(2100원) 내린 2만48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93%(250원) 내린 2만6650원에 시작해 장 초반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이내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하락 전환한 뒤 장중 내내 하락폭을 키웠다.
카카오게임즈(-5.38%)와 카카오(-5.36%) 주가도 5% 이상 내렸고 카카오뱅크 주가는 3.79% 하락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 초반 11.61% 뛴 2만35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전 장에서 하락 전환한 뒤 결국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그룹 대표 상장사 모두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만에 상승한 것과 상반된 주가 행보를 보인 것인데 김 위원장의 구속이 악재로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그룹 주가는 올해 내내 부진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와 함께 성장성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1월11일 장중 6만1900원을 찍고 내려와 이날 3만885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도 1월12일 장중 2만7700원을 기록한 뒤 1만7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최고 3만1500원에서 2만300원으로 떨어졌다.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 모두 올해 초와 비교해 주가가 35%가량 떨어진 셈이다.
카카오페이 주가 하락폭은 더욱 크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1월11일 장중 6만200원을 기록했으나 이날 2만4800원에 장을 마치며 반토막 이상 났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카카오그룹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카카오는 올해 4월 초부터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크게 늘었다. 개인투자자는 4월1일부터 이날까지 593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만 683억 원어치를 더 샀다. 같은 기간 이들의 주당 평균매수단가 4만5156원을 고려하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14% 손실을 본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누적으로 카카오페이를 1833억 원어치, 카카오뱅크는 1022억 원어치, 카카오게임즈는 33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누적 매수 평균단가는 카카오페이 4만749원, 카카오뱅크 2만6642원, 카카오게임즈 2만2781원이다. 이날 종가 기준 개인투자자 손실률은 카카오페이 39.1%, 카카오뱅크 23.8%, 카카오게임즈 21.2%에 이른다.
주가가 꾸준히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이 물타기 전략을 펼쳤지만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 카카오그룹 주가가 올해 내내 내리고 있지만 증권업계 시선은 싸늘하다. |
증권업계가 카카오그룹주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여전히 싸늘하다.
카카오는 8월8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증권업계는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체제가 3월 출범했지만 신규 성장 전략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개발조직 통합이 진행됐지만 신규 모델 출시 일정이나 AI 서비스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올라오고 있다”며 “광고에서도 숏폼 영상 중심 시장에 대응하지 못해 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7일 같은 날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를 향한 기대감도 높지 않다. 카카오게임즈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것으로 추정됐고 카카오페이는 해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게임 업황이 좋지 않고 카카오게임즈 신작 게임 기대가 높지 못해 의미있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아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를 두고 “이상적 사업모델에 관한 기대감을 배제할 수 없지만 본질적 기업가치 제고가 없다면 주가 회복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까지 걸려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큰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3월 말 기준 카카오가 지분 27.1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지분을 매각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그룹 주요 계열사 4곳의 소액주주는 305만9358명(중복 주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가 185만9274명으로 가장 많고 카카오뱅크가(65만8693명), 카카오페이(27만5859명), 카카오게임즈(26만5532명)으로 뒤를 잇는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