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ASML 주가가 고객사인 대만 TSMC의 반도체 실적 전망치 상향에 맞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ASML EUV 장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 주가가 첨단 파운드리 수요 증가 전망에 맞춰 연일 최고가를 쓰면서 핵심 반도체 장비 협력사인 네덜란드 ASML에도 낙관적 전망이 퍼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유럽 유로넥스트에 상장된 ASML 주가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1천 유로를 넘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2거래일 연속 신기록을 썼다.
로이터는 모간스탠리와 JP모간 등 주요 증권사가 보고서를 내고 대만 TSMC 주가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ASML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ASML은 7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TSMC가 최대 고객사로 자리잡고 있다.
증권사들은 TSMC가 하반기부터 3나노 공정 기반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본격화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TSMC가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의 위탁생산 수요 증가에 맞춰 내년까지 시설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예측도 다수의 증권사에서 나오고 있다.
자연히 설비 투자에 직접적으로 수혜를 보는 ASML 주가에도 수혜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ASML 시가총액은 3950억 유로(약 591조 원)로 노보노디스크 및 LVMH에 이어 유럽 기업 가운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ASML의 EUV 장비는 TSMC와 삼성전자, 인텔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소수 기업에 실적을 의존하고 있지만 가격이 1대당 2억 달러(약 2772억 원) 상당에 이른다.
올해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이 시작된 신형 하이NA EUV 장비의 가격은 두 배 수준이다.
최대 고객사인 TSMC가 2나노 미만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에 하이NA EUV 장비를 도입하는 시점이 ASML의 향후 실적 및 성장성에 중요한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하이NA EUV 장비 매출도 대부분 TSMC에서 발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ASML은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안에 TSMC에 첫 하이NA EUV 납품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기술 연구개발 및 검토가 주요 목적으로 분석되는 만큼 TSMC에서 ASML의 신형 장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시기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증권사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ASML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TSMC의 설비 투자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