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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조병규 ‘64일 오디션' 뚫고 이끈 1년, 내부통제 책임 더 무거워졌다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7-03 15: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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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영업력을 중심으로 금융권 최초 ‘오디션’을 통해 조 행장을 자리에 앉혔다. 우리은행에는 과거 한일·상업은행 출신 사이 계파 문제가 있었던 만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찍은 변곡점으로도 여겨졌다.
 
우리은행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1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병규</a> ‘64일 오디션' 뚫고 이끈 1년, 내부통제 책임 더 무거워졌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전략에 따라 기업영업에 중점을 둔 임기 1년을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조 행장은 1년 동안 임 회장의 기업금융 확대 전략에 따라 충실히 보좌하며 은행권 순이익 1위 달성을 노리고 있다. 다만 최근 100억 횡령 사건이 터진 만큼 내부통제는 과제로 안고 있다.
 
3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조병규 행장은 취임 1주년 기념행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불러일으킨 고질적 계파 갈등 변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우리은행은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한빛은행에 뿌리를 둔 만큼 두 은행 출신 사이 갈등도 존재했다. 계파 문제는 행장 선임에서도 드러났는데 우리은행장은 그동안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맡았다.

임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취임 뒤 조직문화 쇄신을 강조하며 객관적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은행장을 선임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그 결과 금융권 최초의 ‘오디션’ 방식의 은행장 선임 절차가 탄생했다.

조 행장은 64일 동안 벌어진 오디션을 통과하며 3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선임된지 4달 만에 우리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금융은 당시 최우선 선임기준으로 ‘영업력’을 꼽았다. 조 행장은 본점과 지점 등 기업영업에서 다년간 쌓은 경력을 인정받았다.

조 행장 스스로도 그뒤 계파보다는 성과를 중심으로 인사를 펼쳤다.

올해 3월 글로벌그룹장을 연임 결정 3달 만에 교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로 선임된 류찬형 그룹장은 한일은행 출신인데 윤석모 전 그룹장은 상업은행으로 입행해 조 행장과 출신이 같았다.
 
우리은행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1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병규</a> ‘64일 오디션' 뚫고 이끈 1년, 내부통제 책임 더 무거워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조 행장은 우리금융의 임 회장 ‘원톱’ 체제를 철저히 보좌하는 역할로 1년 임기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장에 내정된 직후 임 회장이 강조한 기업금융 강화 선봉에 서겠다는 뜻을 내보였고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조직을 개편하고 중소기업 특화 창구 ‘비즈프라임센터’를 전국 곳곳에 만들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에서 이같은 구석이 엿보이는데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조 행장만 유일히 지주 이사회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은행장은 통상 금융그룹 핵심계열사 수장인 만큼 지주 이사회 비상무이사로 참여한다.

조 행장은 임 회장 의지에 따라 공격적으로 기업영업을 펼치며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그동안 강점을 지닌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도 눈을 돌렸다.

우리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3월 말 기준 126조9670억 원으로 지난해 3월 말보다 7.3% 증가했다. 4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12.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났다.

다만 순이익 측면에서는 아쉬운 구석을 남겼다. 

우리은행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79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4% 감소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비용을 거의 지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 행장에게는 씁쓸한 성과인 셈이다.

조 행장은 기업금융을 토대로 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최근 한 지점에서 100억 횡령 사건이 벌어져 내부통제에도 더욱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은행 횡령은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사 인수나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 등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여겨진다. 인수합병과 인터넷은행 사업 등에는 금융당국 승인이 필요한데 내부통제 문제가 커지면 당국과 관계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임 회장도 전날 임직원에 보낸 내부 메일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 금융업의 본질이라고 언급하며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조 행장의 하반기 구상은 7월 초~중순 인사와 7월 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은행권 순이익 1등’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놔 시장 이목을 끌기도 했다.

조 행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 관악고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상업은행으로 입사했다. 

우리은행에서는 기업그룹 집행부행장과 본점기업금융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점장 초임지인 상일역지점에서는 1등 점포로 만들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조 행장 임기는 2024년 12월31일까지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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