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디자인 변화 주기를 더 연장하는 대신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선에 더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전시용 제품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의 하드웨어 디자인 변화 주기를 늦추는 전략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품 디자인을 크게 바꾸지 않더라도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발전을 통해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자극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의 하드웨어 사업 전략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6 및 아이폰16 프로 하드웨어 디자인은 아이폰15 시리즈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부 사양 개선폭도 그리 크지 않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이폰16은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 기술 ‘애플 인텔리전스’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내놓는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 소비자 교체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새 아이폰이 디자인 변화 없이 인공지능 신기술의 활용성을 인정받아 판매 확대에 성공한다면 애플은 이러한 전략을 앞으로도 더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드웨어 디자인을 바꿔 내놓는 주기를 지금보다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이패드와 맥북 등 애플의 다른 제품군도 마찬가지다. 신형 아이패드와 맥북은 이전에 출시한 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내부 성능과 소프트웨어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 아이폰 디자인이 2020년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맥북 디자인은 2022년 선보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앞으로도 수 년 동안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 애플의 다양한 기기에서 구동되는 '애플 인텔리전스' 홍보용 이미지. |
애플이 이처럼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두는 전략을 강화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제품 교체 주기가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와 같은 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과 PC 등 제품의 성능 상향평준화로 제품을 교체할 이유가 줄어들면서 하드웨어 디자인 변화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에 맞춰 동일한 하드웨어 디자인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같은 부품을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다만 애플도 하드웨어 변화 없이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 소비자 교체수요를 자극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결국 애플이 구독형 서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매출에 의존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해졌다고 바라봤다.
새 아이폰과 맥북, 아이패드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용하고 수익화하는 것은 애플의 이러한 목표와 일치한다.
애플은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에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외부 서비스를 접목하며 유료 서비스 구독료 가운데 일부를 수수료로 거두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중장기 전략은 결국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유료화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 성공한다면 하드웨어 매출에 의존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에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비전프로에서 문서 작업을 비롯한 업무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있어 원활한 연동성 및 강력한 생태계 효과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이러한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하드웨어 판매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구축해 나가고 있는 인공지능 수익화 모델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모든 빅테크 기업이 꿈꾸고 있는 목표”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