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밋그룹 RE100 캠페인 '일본 재생에너지 정책 권고안' 상단 그래픽 이미지. RE100 일본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제언이라고 적혀 있다. <클라이밋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이 자국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비중 100%)'을 실천하려면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 늘려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일본 RE100 캠페인에 현지 법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RE100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본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에 따라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이밋그룹은 25일 일본 정부를 향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22년 121기가와트에서비 2035년 363기가와트까지 3배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재생에너지 정책 권고안’ 발표했다.
클라이밋그룹은 영국 비영리단체로 글로벌 캠페인 RE100을 주관하는 곳이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는 재생에너지 정책 권고안 발표에 앞서 24일 가진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에서 “일본은 한국에 이어 (RE100 가입 기업이) 두 번째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세계 5대 탄소 배출국이지만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RE100 가입자가 가장 많은 미국을 보면 가입 기업들은 현재 전력의 약 66%를 재생에너지에서 얻고 있지만 일본은 25%에 불과한 상황이다.
윌슨 대표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정책을 보면 잠재적으로 해상풍력만으로도 일본의 현재 전력 수요의 약 1.7배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지금은 RE100 가입 기업들이 일본에서 전력을 얻기 매우 어려운 상태로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밋 그룹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에 본부를 두고 있는 RE100 가입 기업은 87곳으로 국가별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일본에 현지 법인과 사업장을 둔 외국기업까지 포함하면 RE100 가입 기업은 약 200곳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많은 한국 기업들도 일본에 현지 법인과 사업장이 본사와 별도로 RE100에 가입돼 있다.
일본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충하게 되면 RE100 실천을 약속한 LG에너지솔루션이나 현대차 같은 기업도 재생에너지 확보에 일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이전에도 클라이밋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일본 기후리더 파트너십(JCLP)' 요구를 수용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한 바 있다.
JCLP는 일본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결성한 재생에너지 협의체로 249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58개 기업이 RE100 가입자다.
일본 정부는 원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22~24%로 잡고 있었으나 2021년 8월 JCLP 요구를 일부 수용해 목표를 36~38%로 상향했다.
▲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 <클라이밋그룹> |
윌슨 대표는 “일본 국회 내에서 법안 제정 과정에서 RE100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00회 이상 언급되는 중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에 투입할 자금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경제 이행 채권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경제 이행 채권은 일본 정부가 2024년부터 발행하는 채권으로 탈탄소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국채다. 2030년까지 약 20조엔(약 173조 원) 규모로 진행되며 올해는 1조6천억 엔이 발행된다.
클라이밋그룹은 과거 한국 정부가 RE100 관련 정책 제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례를 일본도 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은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약 9%에 불과해 20%가 넘는 일본에 비해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이 크게 부족하다. 하지만 클라이밋그룹 등 관련 단체 주장을 수용해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이 클라이밋그룹의 권고대로 재생에너지 확충에 속도를 내면 한국 기업들도 RE100을 실천하는데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윌슨 대표는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현재 일본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일본 정부와 추가 협의와 협력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