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매각 성사를 위해 영업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에 약 3천억 원을 추가 출자했지만 현재 수준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KDB생명 재무건전성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영업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 KBD생명 > |
산업은행이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을 되살린 상황에서 임 사장이 매물로서 매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경쟁력을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299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KDB생명의 재매각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애초 산업은행이 만기가 도래한 사모펀드를 청산한 뒤 KDB생명을 자회사로 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추가 자금 투입을 통해 다시 한번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최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KDB생명은 아픈 손가락 중에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며 “(자회사 전환 전) KDB생명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검토해 보고 그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이번 출자금 2990억 원 가운데 990억 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나머지 2천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
이에 따라 KDB생명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기존보다 20%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6번의 매각 시도에도 원매자를 찾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 재무건전성을 꼽았다.
다만 산업은행의 이번 지원에도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이 매각 매력도를 높일 만큼 개선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3년 말 기준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후 117.5%인데 출자에 따른 개선치를 반영하면 130%대로 오른다.
보험업법 하한선인 100%는 넘기지만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에는 여전히 미달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경과조치가 향후 해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과조치는 제도개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새로운 제도의 점진적 도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최대 10년까지 적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은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은 56.7%에 그친다. 보험업법 하한선과 당국 권고를 크게 밑도는 데다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2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KDB생명의 매각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
임승태 사장이 영업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인수합병을 고려할 때 재무건전성만큼이나 수익성 역시 중요 고려요소로 꼽힌다.
매수자 관점에서 인수기업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반면 당장 재무건전성이 조금 미흡하더라도 수익성이 확보된 상태라면 점진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 KDB생명은 올해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과 판매채널 조직 강화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 KDB생명 > |
임 사장은 올해 보장성판매 중심 영업과 판매채널 조직 강화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를 고려한 상품개발 및 판매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리스크관리에 기반한 자산운용 전략 등을 다각도로 실행해 보험사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운용수익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KDB생명의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7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357억 원 대비 80.2% 감소했다.
임 사장은 정책금융 전문가로 매각을 포함한 KDB생명의 복잡한 현안을 풀어갈 적임자로 평가돼 2023년 3월 KDB생명에 대표에 올랐다.
취임 당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비율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관리, 자본 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정상화 등을 단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