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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에필로그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06-11 17: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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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당신의 노후 계획은 안녕하십니까. 올해 한국사회는 퇴직연금을 도입한 지 20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퇴직연금이 퇴직 이후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퇴직연금'이 되기 위해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퇴직연금 선진국을 찾는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호주, 일본, 미국의 퇴직연금 장단점을 알아보고 국내 퇴직연금제도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 에필로그 글 싣는 순서
① 장기운용 토양 위한 ‘당근과 채찍’, 퇴직연금 선진국 만들었다 
② 한국에도 변화의 바람 분다, 은행권도 수익률 경쟁우위 확보 잰걸음
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투자부문 전문성을 살려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위기감을 느낀 은행권에서도 투자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결과 수익률 측면에서 증권업계는 비교우위를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에필로그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적립금 규모를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사들. 

이에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수령’ 계획 설계를 새 먹거리로 발굴하면서 차별점을 되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11일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사업 담당부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들은 증권사의 차별화한 퇴직연금사업 미래 경쟁력으로 '수령' 계획 설계를 꼽았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사업 관계자는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은퇴가 빨라지는 사회구조 속에서 앞으로는 퇴직연금 수령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될 것이다”며 “은퇴 이후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퇴직연금 수령 시기의 투자 방법과 수령 옵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퇴직연금사업 관계자도 “지금까지 퇴직연금은 축적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제는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수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다”며 “수령 구조나 기간, 규모 등 고객별로 다양한 필요에 맞춘 설계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에필로그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수령 솔루션에서 이미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 퇴직연금 화면 갈무리. <미래에셋증권>

지금까지는 어떻게 수익률을 끌어 올려 퇴직연금을 불릴 것이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불려놓은 자금을 어느 기간에 걸쳐 어떤 방법으로 수령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1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적립금 규모 1,2위 증권사다. 이들은 실제 정기/비정기 수령, 절세 또는 상속을 고려한 수령 방법 등 다양한 수령 솔루션을 이미 개발해 놓고 있다.

사실 퇴직연금 선진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이미 퇴직연금 가입 단계부터 향후 수령 계획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개인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 언제부터 얼마씩 꺼내쓸지를 금융사가 동시에 자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특히 인구 71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은퇴하면서 퇴직연금 수령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에필로그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 삼성증권은 DC형 퇴직연금 기준 증권업계 적립금 2위의 증권사다. 사진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퇴직연금 화면 갈무리. <삼성증권>

한 증권사 퇴직연금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수령 기간에도 자금이 계속 투자되고 있고 수령 방식에 따라 세금도 다 달라 이를 알려주는 금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도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같이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사업 관계자들은 향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도 입을 모았다.

퇴직연금 자산의 수익률 제고는 앞으로도 최우선 과제로 남을 전망인데 원리금보장형상품보다 투자형상품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디폴트옵션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퇴직연금 수익률 측면에서 은행에 크게 따라잡혔다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디폴트옵션 수익률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도 1분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주요 현황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고위험BF1’은 전체 관련 상품 중 가장 높은 1년 수익률을 기록했다.

디폴트옵션고위험BF1은 1년 수익률 22.87%로 전 사업자의 전체 디폴트옵션 중 1위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 역시 4.86%로 가장 높았으며, 3개월 수익률은 10.91%를 기록했다.
 
[노후, K퇴직연금을 묻다 에필로그③] 운용 비교우위 잃어가는 증권업계, ‘수령 솔루션'으로 차별화한다
▲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상품군은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퇴직연금 화면 갈무리.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사업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된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상품 선정 및 관리 역량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에 맞게 앞으로도 차별화된 운용과 수익률 관리로 고객의 안정적 노후준비를 돕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보험업권을 넘어서는 것을 사실상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연금통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업계 퇴직연금 적립액은 90조70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4.6%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액은 2.2% 증가한 202조3522억 원, 보험업권은 0.6% 감소한 92조6958억 원을 기록했다.

통념상 은행, 보험업권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한 안전한 자산운용을 선호하는 반면 증권업계는 자신들의 전문성을 살려 다소 위험을 지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형 상품에 우위를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공적연금 고갈 위기감에 더해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공격적 운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증권업계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더욱 적극적 홍보를 통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대한 쉽게 퇴직연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좋은 상품뿐 아니라 홍보에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 퇴직연금은 ‘연금, 처음부터 제대로’라는 슬로건 아래 체계적 퇴직연금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한 서비스를 적극 알리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다양한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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